4·10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의원 꿔주기 꼼수, 부적격 후보 발표 후 교체 소동 등 비례대표용 위성정당 운영에서 볼썽사나운 행태를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어제 비례대표 국회의원 8명을 제명했다. 8명은 곧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에 입당하는데, 정당 번호 4번을 부여받기 위한 꼼수다.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은 종북 논란을 일으킨 전지예, 정영이 후보 2명을 자진 사퇴 형식으로 교체하는 소동을 겪고 있다.
국민의힘의 의원 꿔주기는 4년 전에도 있었다. 유권자에게 배부되는 투표용지 2장 가운데 비례대표 투표용지에는 비례후보를 내지 않는 거대 양당 이름은 인쇄되지 않는다. 그런 만큼 국민의미래(4번)가 비례 투표용지에서도 민주당 위성정당에 이어 2번째 자리를 차지하도록 몸집 불리기를 하려는 것이다. 의원 꿔주기도 꼼수지만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의원 제명에 나선 것도 코미디다. 잘못 없는 의원을 제명하는 비윤리 행위를 당 윤리위가 맡는다니 이런 이율배반이 어딨나. 국민의힘은 제명된 8명의 이름도 공개하지 않았고, 제명 사유를 묻는 질문에도 입을 닫았다. 민주당도 같은 방식으로 비례의원 제명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에서 벌어진 종북 논란과 후보 교체는 연대 대상인 시민단체(4석) 진보당(3석) 새진보연합(3석)에 비례대표 당선권 포진을 약속할 때부터 예견된 일이다. 시민단체의 후보 추천을 주도한 박석운 조성우 등은 광우병 사드 한미군사훈련 등을 두고 수십 년 동안 반미집회를 주도해 온 인물들이다. 민주당이 지금 와서 “매우 우려스럽다”며 어물쩍 넘기려 할 일이 아니다. 진보단체들은 후보 2명 교체에 반발하고 있어 대체할 후보 선정 과정을 놓고 잡음이 예상된다. 이것만 아니다. 헌법재판소가 10년 전 강제 해산을 명령한 통합진보당 후신인 진보당이 추천한 후보 3인도 반미친북 성향의 활동가들이어서 종북 논란은 지속될 수 있다.
비례제도의 취지를 왜곡하는 이런 일들은 이기고 보자는 여야의 욕심 탓이 크다. 4년 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준연동형 비례선거제를 강행해 위성정당을 만들어 낸 민주당이나, 민주당을 핑계 삼아 구태를 벌이는 국민의힘이나 꼴불견이란 점에서 오십보백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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