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총선을 위한 거대 양당의 254개 지역구 공천이 거의 마무리됐다. 동아일보가 공천 확정자를 살펴보니 친윤-친명, 5060 남성이 대거 공천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은 ‘윤육서’ 공천이었다. 친윤-용산 참모 후보가 28%를 차지했고, 60대(47%)가 50대보다 많았다. 서울대 학부 졸업자가 78명으로 과거보다 늘어났다. 더불어민주당 공천은 ‘명오운’으로 불릴 만하다. 친명(55%)이 비명(13%)을 압도했다. 50대(49%)가 가장 많았다. 586의 상징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탈락했지만 학생·노동 운동 출신 공천자가 35%였다. 두 정당 모두 남성 비중이 80% 이상이었다.
총선은 공천이 절반이다. 정당별로 동류 동색인 공천자 면면을 들여다보면 향후 4년 희망보다 걱정이 앞서는 게 사실이다. 친윤 중심의 엘리트 색채가 강한 국민의힘이 용산 대통령실의 독주를 제대로 견제할 수 있을까. 민주당 이재명 체제가 투쟁 일변도로 갈 때 의원들이 이의를 제기할 수 있을까.
정치의 속성이 그렇다지만 이번 공천은 권력 집단의 자기 강화 성격이 짙었다. 그 결과가 여당은 감동 없는 현역 불패, 야당은 친명 횡재-비명 횡사였다. 양당 최고지도부가 시대에 맞는 새로운 정치 인재가 누구인지에 대한 구체적 상(像)을 갖지 못한 탓이다. 공천 결과를 발표만 했을 뿐 공천 콘셉트를 설명한 정당이 없었다. 세 확장에 골몰한 주류는 자기 혁신이 없었고, 여론조사 숫자에 좌지우지되는 공천이 지배했다. 그 결과가 다양성도, 참신함도 찾을 수 없는 낡은 공천이다.
곧 막을 내릴 21대 국회가 비판받았던 이유는 국회의원 스스로가 뭘 해야 하는지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투쟁능력이 뛰어나니 공천해 달라”는 시대착오적인 후보들이 눈에 띄었다. 기술패권 전쟁이라는 세계사 흐름을 읽고, 교육 노동 복지 제도의 업그레이드와 약자를 보듬는 일에 국회가 나서야 한다. 이런 국가과제는 국회와 정부가 2인 3각으로 주도해야 한다. 이번 공천자들에게 그런 기대를 할 수 있을까. 정부 실책을 침소봉대하거나 야당 을 적대시하는 것을 의회 정치의 1차 기능으로 여기는 한 앞으로 4년도 이전 국회의 구태를 반복하게 될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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