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자이자 자기계발서로 유명한 웨인 다이어는 용서를 얘기하면서 자신의 고통스러운 경험을 곁들인다. 그의 말이 더욱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것은 그래서다.
그의 아버지는 그가 아기였을 때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았다. 세 아들이 잘 크고 있는지 전화 한 번 하지 않았다. 감옥에 가고 폭음하고 여자들을 학대하다 마흔아홉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아들이 아버지를 미워할 이유는 차고 넘쳤다. 실제로 그는 30대 초반까지 아버지를 증오하며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아버지의 무덤을 찾아가 아버지를 용서했다. 그는 부모를 향해 내 저주를 거두어들이겠다고 했던 랭스턴 휴스의 시구처럼, 아버지를 용서하고 아버지를 향한 미움을 거두어들였다. 그러자 그의 인생이 바뀌었다. 건강을 되찾고, 인간관계에 대한 적의에서 벗어나고, 무엇보다도 아버지를 미워하면서 핏속에 독이 주입되고 있는 것만 같은 느낌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그가 쓴 글들이 대중으로부터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
그가 인용한 휴스는 미국에서 인종적 증오가 극심했을 때 활동했던 흑인 시인이었다. 더 정확히 하면 백인과 흑인의 피가 섞인 혼혈인이었다. 저주를 거두어들인다는 표현은 ‘크로스(Cross)’라는 제목의 시에 나온다. “아버지는 백인/어머니는 흑인./만약에 내가 백인 아버지를 저주한 적이 있다면/내 저주를 거두어들이리./만약에 내가 흑인 어머니를 저주하여/지옥에나 가라고 한 적이 있다면/그렇게 빌었던 것을 후회하며/이제는 어머니의 행복을 비네.” 다이어가 이 시에 끌린 것은 자신을 혼혈로 태어나게 한 부모를 저주하다 결국에는 미안해하며 그 저주를 거두어들이는 화자에게서 자기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도 성숙해지면서 결국에는 아버지를 용서하고 아버지에 대해 나쁜 생각을 품었던 것을 용서해 달라고 빌었다. 그러면서 자유로워졌다. 그에게는 용서가 미움이라는 독의 해독제였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