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 높일 스마트건설 기술, 정부 지원 강화를[기고/김희수]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5월 2일 22시 23분


김희수 대한건설정책연구원장
김희수 대한건설정책연구원장
건설산업은 우리나라 경제 발전의 중추산업으로 건설업의 경쟁력 강화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생산성 향상이 매우 중요하다. 기술 혁신과 디지털화가 산업의 생산성을 좌우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건설산업에서도 첨단 기술 도입과 디지털화, 탈현장 건설(Off-Site Construction) 등 스마트건설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스마트건설 기술이란 전통적인 토목·건축 기술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하여 건설 전 과정의 디지털화, 건설장비의 자동화, 가상 건설 및 현장 안전관리 등 건설 생산성 및 안전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기술로 정의할 수 있다. 스마트건설이 활성화되려면 건설 주체인 업계가 스마트건설 기술을 활용하기 위한 주도적인 노력과 함께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그러나 업계의 참여와 정부 지원이 있어야 개선될 사항도 적지 않다.

현재 스마트건설은 자금·인력·기술을 보유한 종합건설기업 위주로 추진되고 있으며 정작 건설현장에서 직접 시공을 담당하는 전문건설업계의 관심과 활용은 저조한 실정이다. 국내 한 연구기관의 자료에 따르면 전문건설기업의 경우 조사 대상의 95% 정도가 스마트건설 기술을 활용하기 위한 조직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현실에 안주해 가속화하는 디지털전환에 대한 대응을 게을리할 경우 산업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기대할 수 없다. 스마트건설 기술 활용에 대한 중소·전문건설기업의 인식 전환이 시급하다.

정부도 중소·전문건설기업의 스마트건설 기술 도입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미국, 영국, 일본 등 주요국에서 중소기업의 혁신을 이끌어내기 위해 시행하는 연구개발(R&D) 정책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이들 국가는 2단계에 걸쳐 R&D를 지원하는데 1단계에서는 단기·소액의 다양한 연구과제를 만들어 기업과 연구기관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2단계에서는 가능성 있는 아이디어를 선정하여 집중 지원하는 방식이다. 중요한 것은 연구의 성공 여부를 평가하지 않고 시도한 방법과 실패 원인을 명확히 분석하여 향후에 지원하는 기업에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이다.

지원 방식 개선과 함께 농업, 제조업 등 타 산업보다 훨씬 낮은 중소·전문건설기업에 대한 연구개발비 지원을 대폭 늘려야 한다. 아울러 안전사고가 빈발하는 소규모 건설사업장에 스마트안전 기술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을 한층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영세한 중소·전문건설기업은 비용 부담으로 인해 스마트안전 기술 도입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발주기관이 건설 공사에 스마트건설 기술을 과감하게 적용하고, 이에 소요되는 비용을 공사비에 반영해주는 제도 혁신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이를 실천한 대표적인 사례가 일본의 ‘I-Construction’ 정책이다. 일본은 2016년부터 국토교통성 발주 공사에 ICT 등 스마트건설 기술을 적용하는 I-Construction을 적극 추진하여 이미 건설생산성을 20% 이상 향상시켰다고 한다. 국토교통성 담당 과장의 확신에 찬 답변이다. 그리고 I-Construction의 실행 주체는 다름 아닌 전문건설기업이라는 점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스마트건설 활성화를 통한 건설산업의 도약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문건설기업의 분발과 함께 정부의 발 빠른 대응을 기대해 본다.

#건설산업#경제#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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