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회의장에 우원식… 野 의원들도 거부하는 추미애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5월 16일 23시 27분


우원식,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장 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 당선자 총회에서 함께 자리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우원식,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장 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 당선자 총회에서 함께 자리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어제 4·10총선 당선인 총회를 열어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5선의 우원식 의원을, 부의장 후보로 4선의 이학영 의원을 각각 선출했다. 우 의원은 ‘어의추’(어차피 의장은 추미애)라는 얘기가 회자할 만큼 강성의 선명성을 강조한 6선의 추미애 당선인을 꺾었다. 우 의원은 “앞으로 국회는 정말 다른 국회가 될 것”이라며 “여야 협치를 중시하지만 퇴보나 지체가 생긴다면 국회법에 따라 처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우 의원 선출은 예상치 못한 이변이었던 듯하다. 결과가 나오자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의 얼굴이 일순 굳었고 의원들도 놀라 웅성웅성했다고 한다. 당내에선 ‘명심’(이재명 뜻)을 내세워 초강성 주장을 펴온 추 당선인에 대한 거부감 속에 당과 국회까지 친명(친이재명) 일색으로 구성되는 ‘이재명 일극(一極)’ 체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우 의원 지지로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친명계가 의장 경선에 나선 조정식 정성호 의원에게 사퇴를 종용하며 사실상 추 당선인으로 친명계 후보를 단일화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런 친명계에 대한 견제이자 반기 아니냐는 일각의 해석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그간 국회의장 경선에 나선 이들은 하나같이 누가 ‘명심’을 업었느냐를 놓고 경쟁을 벌였다. 추 당선인은 “당심이 곧 명심, 명심이 곧 민심”이라며 “의장은 중립이 아니다”라고 했다. 상대적으로 온건하다는 평가를 받는 우 의원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는 이 대표가 자신에게 “형님이 딱 적격이죠”라고 했다며 ‘명심’을 내세웠다. 우 의원은 어제 “중립은 몰가치가 아니고, 의장은 단순한 사회자가 아니다”라며 ‘국회를 구성한 민심’을 강조했다. 국민이 민주당에 다수 의석을 준 만큼 그 뜻에 따르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앞으로 우 의원이 의장으로 이끌 22대 국회도 순탄할 것 같지는 않다. 우 의원은 그간 의장의 협상력과 중재자 역할을 강조하면서도 이른바 ‘책임의장론’을 내세워 합의가 어려운 법안의 본회의 상정을 주저하지 않겠다고 했다. 다수당에서 의장을 맡지만 당적을 내려놓는 것도 소수당을 존중하며 타협점을 찾으라는 뜻에서다. 먼저 소수를 배려하고 다수를 설득하는 것이 ‘우원식 의장’의 최우선 역할이어야 한다.
#국회의장#우원식#추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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