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의 민주정은 참주 페이시스트라토스의 등장으로 위기를 맞는다. 페이시스트라토스는 무자비한 폭군이라기보다는 교묘한 독재자였다. 문명을 발전시키는 제1의 동인은 욕구다. 민주주의는 서로 갈등할 수밖에 없는 다양한 욕구가 공존하면서 터져나오게 하는 데 최대의 장점이자 존재 가치가 있다. 반면에 욕구와 갈등이 조정되지 않고 서로 반목하고 위협하게 되면 강제적인 중재론이 인기를 얻게 된다. 민주주의의 보루였던 아테네도 민주정이 몰락하고 참주정이 대두하는데 그 주역이 페이시스트라토스였다.
페이시스트라토스가 죽자 두 아들이 권력을 계승했다. 형 히피아스는 대중의 욕구를 잘 알았고, 능숙하게 다뤘다. 독재가 탄탄해져 갔다. 여기에 페르시아와의 전쟁의 위협이 커져 가는 것도 참주정의 안정에 한몫했다.
민주정 지지자들이 무력감을 느끼던 기원전 514년, 도시 축제 중에 하르모디오스와 아리스토게이톤이란 두 청년이 동생 히파르코스를 암살했다. 암살의 이유는 독재에 대한 응징이란 설도 있고, 개인적인 원한이었다는 주장도 있다. 아무튼 아테네의 민주정 지지자들은 이 의거를 찬양했고, 두 청년의 동상을 제작해서 광장에 세웠다. 이 동상은 어느 때인가 유실되었다. 현재 로마 시대의 복제품이 나폴리 박물관에 있다.
슬로바키아의 로베르트 피초 총리가 피격을 당했다. 재작년에는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가 살해되었다. 그뿐인가. 무고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무차별 폭력이 세계에 유행하고 있다. 전쟁, 코로나, 인플레, 포퓰리즘, 과도한 정의감과 과도한 분노가 맹목적인 폭력, 극단적 방법으로 분출되고 있다.
정치인들의 무책임, 선동, 포퓰리즘도 선을 넘고 있다. 온갖 사람이 대립과 분노를 조장하고, 선동당한 사람들에게 자신이 카타르시스인 양 행동하며 부와 명예를 누린다. 테러는 해결책이 아니다. 진정한 해결책은 대중이 깨어나야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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