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 시절 이대은(35)은 가진 재능을 제대로 꽃피우지 못했다. 신일고를 졸업한 뒤 2008년 시카고 컵스와 계약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렸지만 끝내 빅리그 무대를 밟지 못했다. 2015년부터 2년간은 일본프로야구(NPB) 지바 롯데에서 뛰었다. 이대은은 첫해인 2015년 한국 투수 최초로 10승을 노렸지만 9승에 머물렀고, 2016년에는 대부분 2군에서 지냈다.
2019년 한국 프로야구로 돌아와서도 딱히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KT 유니폼을 입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시즌 동안 7승 8패 19세이브, 평균자책점 4.31의 평범한 기록을 남겼다.
이대은이 자신의 이름 앞에 ‘에이스’라는 수식어를 갖게 된 것은 한 야구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부터다. 2022년 1월 깜짝 은퇴를 선언한 그는 몇 개월 후 야구 예능에 출연해 현역 시절 못지않은 좋은 공을 던졌다. 프로 시절 약점으로 지적됐던 제구와 경기 운영도 한층 좋아졌다.
이 때문에 그의 빠른 은퇴에 대해 의아해하는 팬들이 적지 않다. 2021시즌 3승 2패 9홀드 평균자책점 3.48의 준수한 성적을 올린 뒤 은퇴를 선언한 그는 “후회는 없다”고 했다. 팔꿈치와 허리 등 잔부상이 많아 꾸준히 좋은 성적을 올리기 어렵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평생 해온 야구를 잠시 놓았을 때 그의 몸은 순식간에 망가졌다. 은퇴 후 3개월가량 그는 주로 집에서 지냈는데 은퇴 당시 98kg이었던 몸무게가 3개월 만에 86kg이 됐다. 근육이 순식간에 빠져 버렸기 때문이다.
그런 그를 다시 일으킨 건 야구 예능이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활약했던 스타 선수들이 주축이 된 팀에서 그는 자기 몫을 하고자 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예능이라고 생각하시지만 경기할 때만큼은 실전 그 자체다. 나 때문에 팀이 지면 안 된다는 압박감이 있다”고 했다.
그는 탄탄한 몸을 유지하기 위해 영양분을 꾸준히 섭취한다. 팀원들과도 일주일에 두 차례는 함께 모여 훈련을 한다. 이틀은 혼자 피트니스센터에서 개인 훈련을 한다. 다시 운동을 하면서 그의 체중은 95kg으로 회복됐다.
이대은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는 시기는 KT 입단 전 경찰청 시절이다. 운동을 등한시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2017시즌 퓨처스리그(2군)에서 탈삼진 1위, 평균자책점 2위에 오르는 등 좋은 모습을 보였다.
다만 여가 시간에 누워 있는 시간이 많았다. 그는 “군부대이다 보니 여가 시간에 딱히 할 게 많지 않았다. 그래서 TV를 보면서 누워 있곤 했는데 그게 문제였다”며 “눕는 자세는 근육에 아주 좋지 않다. 1년여를 그렇게 보내고 나니 다음 해부터 여기저기 아픈 곳이 생기기 시작했다. 내 야구의 하락세가 그때 시작됐다”고 말했다.
야구 예능 프로그램 외에도 다양한 방송과 유튜브 활동 등을 하고 있는 그는 일반인들에게도 꾸준히 몸을 움직일 것을 조언했다. 그는 “산책이든 피트니스센터든 어디든 가야 한다”며 “일단 밖에 나가면 뭐라도 하게 되는데 그게 곧 활력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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