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R 인사이트]“헌 제품 반환하세요” 테이크백으로 고객 잡기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5월 30일 23시 03분


수명이 다한 제품에 대해 제조업체가 더 많은 책임을 지도록 하는 ‘생산자책임재활용’ 제도가 주목받고 있다. 애플, 아디다스, 델, 이케아 등 일부 기업은 규제 시행 이전부터 소비자가 반환한 중고 제품을 생산 주기에 다시 투입할 수 있도록 하는 ‘테이크백(take-back)’ 전략을 시작했다. 반면 프로그램으로 인한 비용 증가를 제품 가격 인상으로 연결하면 고객 이탈이 일어날 것을 우려해 시행을 주저하는 기업들도 있다.

미국 보스턴대 퀘스트롬경영대학원 연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테이크백 프로그램이 포함된 제품을 더 높게 평가하고 더 높은 지불 의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천 500대 기업의 테이크백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물류 회사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제조사의 테이크백 프로그램을 인지한 고객들은 지출을 4.8%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데이터에 따르면 고객은 이 프로그램을 알고 매장을 두 번째, 세 번째 방문했을 때 첫 방문 때보다 각각 5.9%, 9.8% 더 많은 금액을 썼다. 연구진이 실험실, 온라인, 현장 실험을 모두 진행한 결과에서도 소비자들은 테이크백 제품에 더 높은 가치를 매겼다.

소비자들이 가치를 느끼고 지갑을 여는 테이크백 프로그램은 어떻게 설계할 수 있을까? 프로그램 설계에 적용할 수 있는 몇 가지 원칙을 소개한다. 먼저 테이크백 프로그램을 특정 제품과 연결해야 한다. 일반적인 지속가능성 노력의 일환으로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것도 도움이 되겠지만 개별 제품과 명시적으로 연결하는 게 더 좋다. 연구 결과 테이크백 프로그램은 기업 평판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 고객은 모든 제품이 아닌 테이크백 프로그램과 관련된 제품에 한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의향을 보였다. 광고나 마케팅 자료, 매장 내 정보를 활용해 고객이 특정 제품을 반환할 수 있다는 점을 구매 전부터 명확히 알린다면 구매 인센티브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불필요한 인센티브는 피하는 게 좋다. 일부 기업은 향후 구매 시 할인이나 테이크백 제품 구매 고객을 위한 로열티 프로그램과 같은 추가 인센티브를 실험하고 있다. 연구진은 구매했던 의류를 반납하는 조건으로 신규 구매 시 할인 등을 제공하는 것이 소비자의 가치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지 실험했다. 그 결과 할인이나 픽업 및 반품 서비스 제공이 소비자의 구매 의사를 높이지는 않았지만 해당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는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통제권을 강조하는 제품을 디자인하고 마케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테이크백 프로그램은 소비자에게 제품 폐기에 대한 통제권을 부여해 낭비를 방지한다. 소비자가 느끼는 제품 가치와 심리적 애착은 제품을 얼마나 잘 통제하고 제품과 개인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본질적으로 소비자에게 더 큰 통제권과 개인적인 유대감을 제공하는 제품은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다. 따라서 기업은 소비자가 직접 변경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등 제품에 대해 더 큰 소유감을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해야 한다.

프로그램의 매력에 대한 홍보 활동도 중요하다. 소비자들이 많이 알수록 테이크백 제품을 더 많이 소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공정하고 효과적이며 상거래를 촉진할 수 있는 방향으로 규제가 이뤄지도록 기업은 테이크백 프로그램에서 효과가 있는 부분과 없는 부분을 정책 입안자들에게 알리는 일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소비자들이 테이크백 제품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더 많은 소비 행동을 보인다는 사실을 입증한 이번 연구 결과는 지속가능성을 탐색하는 기업들에 중요한 인사이트를 준다. 효과적인 테이크백 프로그램을 설계하려면 소비자의 통제력과 정서적 유대를 강화하는 제품 디자인을 강조하고 특정 제품에 프로그램을 연계하며 프로그램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확산해야 한다. 이는 진화하는 규제 환경을 헤쳐나가면서 보다 지속가능하고 양심적인 소비문화를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글은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 디지털 아티클 ‘충성 고객의 지갑을 여는 테이크백 프로그램’을 요약한 것입니다.

#헌 제품#반환#테이크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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