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 영일만 일대에 대규모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 미국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이 어제 정부세종청사에서 평가 결과를 설명하고 제기된 의혹에 답했다. 그는 “석유·가스가 생성될 수 있는 4가지 지질학적 조건을 모두 갖췄다”고 평가했다.
아브레우 고문은 기존 유정 3곳을 연구해 실패 원인을 찾아냈고 영일만 심해 7곳에서 유망구조(석유·가스 부존 가능성이 큰 지질 구조)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과가 이례적으로 복수의 연구기관이 탐사 데이터를 심층 분석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다만 경제성 있는 탄화수소를 찾지 못해 리스크가 있고 “결국 입증하는 방법은 시추하는 것밖에 없다”고 했다.
액트지오에 대해 제기된 의혹도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긴 어렵다. 사실상 1인 자문기업에 불과하다는 지적에 아브레우 고문은 회사 주소지가 자신의 집이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분석팀이 세계에 흩어져 근무하고 있고 업무 특성상 사무실이 필요 없다고 설명했다. 2016년 설립 이후 다양한 국가에서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고 했는데, 2년 전까지는 연 매출이 3000만 원대에 불과했고 한국 사업에 참여한 지난해에는 매출액이 70억 원으로 급증했다. 이에 대해서도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다.
해당 지역을 오래 탐사했던 호주 기업이 장래성이 없다며 철수한 것도 석연찮다. 호주 최대 석유개발회사 우드사이드는 2007년부터 한국석유공사와 함께 심해 탐사를 진행하다 지난해 1월 돌연 철수했다. 정부는 인수합병 과정에서 기존 사업을 재조정한 것이라고 했지만, 지난해 반기 보고서를 보면 “더 이상 유망하다고 볼 수 없는 지역에서 철수했다”며 한국을 지목했다. 이에 정부는 “심층 평가를 통해 내려진 결론이 아니다”라고 반박했지만 논란은 남아 있다.
자원 개발은 희박한 가능성과 반복되는 실패에도 도전해야 하는 장기전을 각오해야 한다. 그런데 초기 단계에서 대통령이 직접 나서 발표하는 바람에 불필요한 정쟁과 의혹이 제기된 측면이 있다. 이제부터라도 교차 검증을 강화하고 필요하면 진행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과학적인 자료에 바탕을 두고 신중하게 추진하는 것만이 소모적인 논란을 줄이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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