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42)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 결승에서 왕하오(중국)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탁구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88년 서울 대회 이후 남녀를 통틀어 단식 결승에서 중국 선수를 꺾고 금메달을 딴 선수는 유 위원이 유일하다.
유 위원은 또 4차례 올림픽에 출전해 금, 은, 동메달을 모두 땄고 4위도 해 봤다. 1회전 탈락 경험도 있다. 그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 개인전 1회전에서 탈락했고, 이철승과 짝을 이뤄 출전한 복식에서는 4위를 했다. 하지만 승부욕이 남달랐던 그는 4년 뒤 아테네에서 정상에 올랐고, 2008년 베이징과 2012년 런던 올림픽 남자 단체전에서 각각 동메달과 은메달을 수확했다.
이런 경험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 치러진 IOC 선수위원 투표에서 큰 효과를 봤다. 그는 금메달보다 실패의 경험으로 선수들의 공감을 얻었다. 그는 “선수촌에 있는 1만 명 넘는 선수 중엔 메달을 따 본 선수보다 그렇지 않은 선수가 훨씬 많다. 그래서 1회전 탈락의 경험을 말하면서 선수들에게 다가갔다”고 말했다.
어느덧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 그는 내달 열리는 파리 올림픽에서 IOC 선수위원 8년 임기를 마친다. 그는 “임기 중 두 차례나 한국에서 올림픽이 열렸다. 나로선 최고의 행운이자 보람”이라고 했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그는 선수촌장을, 올해 초 열린 2024 강원 겨울청소년올림픽에선 부위원장을 맡았다. 올 2월에는 부산 세계탁구선수권대회도 성공적으로 치렀다. 당초 2020년 3월 열릴 예정이던 이 대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3차례나 연기된 끝에 취소됐다. 유 위원은 2021년 국제탁구연맹(ITTF) 총회에서 다시 대회를 유치했고, 결국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올해는 체중 감량과 함께 건강도 되찾았다. 은퇴 무렵 73kg이던 몸무게는 작년 말 83kg까지 늘었다. 잦은 출장과 불규칙한 생활의 여파였다. 그는 본격적인 감량에 돌입했다. 집 근처 광교산을 오르면서 땀을 흘렸다. 왕복 6km 거리의 산 정상을 1시간 반에 주파하고 나면 땀이 비 오듯 흘렀다. 시간이 날 때마다 아파트 단지 내 피트니스센터에서 근육운동도 했다. 해외 출장 중엔 방에서 팔굽혀펴기와 윗몸일으키기를 했다.
그렇게 3개월 만에 10kg을 뺐다. 사라졌던 턱선이 돌아왔고, 부담스럽던 뱃살도 쏙 들어갔다. 그는 “칼로리를 소모하는 데는 등산이 가장 효과적인 것 같다”며 “바쁜 스케줄 중에 해낸 감량이라 더욱 뿌듯하다”고 말했다.
파리 올림픽 이후 그는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한국 스포츠 발전을 위해 내가 할 역할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선수 때부터 계란으로 바위를 여러 번 깨뜨렸다. 앞으로도 그런 마음가짐으로 어떤 일을 하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