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항공기 고장과 지연 운항 등의 안전사고가 잇따르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2일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대만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여객기가 기체 결함으로 긴급 회항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여객기는 이륙한 지 50분쯤 지나 항공기 내부 압력을 조절하는 ‘여압 장치’에 문제가 있다는 메시지가 떠 회항을 결정했다고 한다.
당시 비행기가 3만 피트(약 9100m) 상공에서 9000피트로 급하강하는 바람에 승객들은 공포에 떨어야 했다. 다행히 중상 환자는 없었지만 승객 10여 명이 고막 통증과 과호흡 등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한다. 이번에 회항한 여객기 기종은 보잉737 맥스8로, 지난해 10월 해당 기종에서 기내 압력을 버티는 ‘압력 격벽’에 이상이 확인돼 세계적으로 결함 조사가 진행된 바 있다.
최근 항공기 고장과 지연이 가장 빈번한 국적 항공사는 티웨이항공이다. 13∼17일에만 5건의 지연 사고가 발생해 저비용항공사(LCC)에 대한 불신을 높이고 있다. 가장 문제가 된 건 13일 인천발 오사카행 여객기가 11시간 지연된 사고로, 승객 200여 명이 출국을 포기했고 일부 승객은 공황장애를 호소하며 쓰러졌다. 앞서 기체 결함이 발생한 크로아티아 자그레브행 항공기를 오사카행 여객기로 교체하면서 벌어진 일인데, 항공기 지연 보상액을 줄이려고 비행 시간이 짧은 노선 승객에게 피해를 떠넘긴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이처럼 반복되는 크고 작은 사고는 항공 안전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국토교통부가 국적 항공사를 대상으로 특별 안전점검에 나선다고 했지만 여름휴가철을 앞둔 승객들을 안심시키기엔 충분치 않아 보인다. 아시아나와의 통합을 앞둔 대한항공이나, 유럽 노선 취항을 늘리고 있는 티웨이항공이 여객기 안전을 소홀히 했던 건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정부도 규정이나 점검 위반 사례가 확인되면 엄정 조치해야 한다. 지난해 국내선·국제선 항공 여객 수가 4년 만에 1억 명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작은 실수가 불행한 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당국과 항공사들이 안전 인프라를 총체적으로 점검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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