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동통신용 주파수 할당 대상법인인 스테이지엑스가 제출한 서류 등을 검토한 결과 법령이 정한 필요 사항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주파수 할당 신청 시 주요 구성 주주들이 서약한 사항도 준수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결국 주파수 할당 취소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 위한 청문 절차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8번째 제4이동통신사업자 선정이 불발로 돌아가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를 두고 해당 사업자는 크게 반발하면서 법적, 행정적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야당도 이미 과포화된 이동통신시장, 28GHz(기가헤르츠)의 사업성, 사업자의 재정적 능력 등을 고려하지 않아 정책 실패가 발생했으며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책 실패란 정부가 수립하고 집행한 정책이 의도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거나,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초래하는 경우를 말한다. 본건과 관련해서는 결과적으로 당초 정책 목표였던 사업자 선정이 좌초됐다는 점에서 정책 실패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전적으로 정부의 책임인지, 아니면 사업자의 책임도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좀 더 살펴봐야 할 것이다.
법적, 행정적 절차로 보면 현행 전파법령은 주파수 할당에 대해 5가지 절차를 규정하고 있다. ①주파수 할당 신청 법인의 할당 적격 검토 및 통보 ②주파수 경매 입찰 및 낙찰자 선정 ③주파수 할당 대상법인 선정 및 통보 ④주파수 할당을 위한 필요 서류 확인 ⑤주파수 할당 통지다. 제4이동통신 후보 업체는 이 중 ④단계에서 제동이 걸렸다. 여기에서 당초 할당 신청 시 사업자가 제시한 자본금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고, 주주 구성의 차이로 동일 법인으로 볼 수 없다는 점을 이유로 할당 취소에 이른 것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자본금이나 주주 구성에 대한 사업자의 서약이 이행되지 않고 향후 이행 가능성도 희박하다는 점에서 주파수 할당 절차를 중단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나아가 주파수 할당 통지 이후 사업이 개시되지 않거나 4000억 원 정책금융마저 손실로 돌아가 국고에 손해를 끼칠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이번 취소 결정은 정책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을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히 대응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이번 사례는 결국 28GHz 대역 제4이동통신의 미래에 대한 시장의 판단과 정부의 예상이 달랐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정부가 목표 설정 단계에서부터 전문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더 충분히 듣고, 사업자도 사업성을 더 꼼꼼히 검토하고 실현 가능한 사업계획을 제시했다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이제는 미래 통신정책의 방향을 전체적으로 재점검해야 할 것이다. 통신 네트워크는 국가사회의 기본 인프라로서 이에 대한 지속가능한 투자와 관리를 유도하기 위한 정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통신비 인하, 알뜰폰 육성, 단통법 폐지, 28GHz 대역 사용, 망이용대가 등 쌓여 있는 현안과 함께 6세대(6G), 저궤도 위성통신, 인공지능(AI) 도입 등 향후 통신정책의 과제에 대해 논의하고 중지를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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