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의 인생홈런]‘국민 감독’ 김인식 “뇌경색 극복? 운동이 답입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7월 1일 2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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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경색을 극복하고 건강한 노년을 보내고 있는 김인식 전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이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고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뇌경색을 극복하고 건강한 노년을 보내고 있는 김인식 전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이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고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국민 감독’으로 불리는 김인식 전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77)이 뇌경색을 앓은 지 올해로 20년이 됐다. 약간의 후유증은 있지만 김 감독은 건강한 노년의 삶을 살고 있다.

지난달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만난 김 감독은 특유의 온화한 미소로 기자를 맞았다. 안색은 좋았고, 발음 역시 또렷했다. 여전히 오른발을 가볍게 절었지만 걸음걸이도 예전에 비해선 한결 자연스러워졌다. 그는 “연초에 발가락 골절로 고생을 좀 했다. 지금은 다 나았고, 오히려 예전보다 훨씬 몸이 가볍다”고 했다.

김 감독은 뇌경색을 극복한 모범사례로 꼽힌다. 그가 ‘국민 감독’의 명성을 얻은 것도 발병 이후 국제대회 성적을 통해서였다.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감독을 맡은 그는 한국 대표팀을 4강으로 이끌었다. 2009년 제2회 WBC에서는 준우승을 했다. 그리고 2015년 신설된 프리미어12에서는 마침내 일본을 꺾고 세계 정상에 올랐다.

김 감독은 올여름 다시 한번 대한민국을 대표해 지휘봉을 잡는다. 22일 일본 삿포로 에스콘 필드에서 열리는 한일 드림플레이어스 게임이 그 무대다. 이 대회는 한국과 일본의 야구 레전드들이 출전하는 이벤트 대회다. 김 감독이 한국 대표팀을 지휘하고, 일본 대표팀 사령탑은 하라 다쓰노리 전 요미우리 감독이 맡는다. 두 사람은 2009년 제2회 WBC 때 한국과 일본의 사령탑이었다.

이벤트 경기지만 김 감독에게는 중요한 일전이다. 김 감독은 2006년 제1회 WBC부터 2015년 프리미어12까지 한일전에서 5승 5패를 했다. 11번째의 한일전을 맞는 그는 “부끄럽지 않은 경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2009년 제2회 WBC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한국은 연장 10회 스즈키 이치로(은퇴)에게 2타점 안타를 맞고 졌다. 반면 2015년 초대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는 선발 투수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내려간 뒤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그는 “야구도, 인생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고 했다.

그 역시 뇌경색이 처음 찾아왔을 때 포기하지 않았다. 손가락 하나, 발 한 번 움직이는 게 힘들었지만 하루 여섯 시간씩 재활에 매달렸다.

그는 요즘도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틈날 때마다 걷고, 병원에 다니면서 재활도 열심히 한다. 뇌경색에 좋다는 약도 꾸준히 먹고 있다. 그는 “같이 재활하던 분들 중에는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한 분들도 있다”며 “하지만 어떤 경우든 포기하지 않고 ‘하면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야구에 대한 열정은 여전하다. 2011년부터 한 스포츠 일간지에 쓰기 시작한 기명 야구 칼럼을 14년째 연재하고 있다. 좋은 내용을 독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애쓴다는 그는 “어렸을 때부터 해온 야구가 지금도 여전히 너무 좋다”며 “앞으로도 한국 야구 발전을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식#뇌경색#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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