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4대 기업 직원 40·50대 비율, 20대 추월… 청년 고용 비상등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7월 4일 23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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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삼성전자의 40대 이상 중장년 임직원 비율이 20대 이하 청년층을 처음 넘어섰다고 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4대 기업 임직원 중 청년층 비율도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경제가 성숙기에 접어들고, 산업구조가 고도화하면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해도 이런 상황이 계속될 경우 경제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동아일보 취재팀 분석에 따르면 2008년 60%였던 삼성전자의 20대 이하 직원 비율은 작년에 27%로 하락했다. 40대 이상 비율은 같은 기간 10.2%에서 30.4%로 높아져 처음으로 세대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2015년 34%였던 50세 이상 비중이 재작년 44%까지 높아진 반면 30∼49세 비중은 56%에서 44%로 하락했다. SK하이닉스, LG전자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청년층 비중 감소가 뚜렷해지고 있다.

산업 현장 고령화의 가장 큰 이유는 기업의 성장 속도가 떨어지면서 조직 확대에 대비해 청년 인력을 미리 뽑는 일이 줄었기 때문이다. 경직적 고용제도 탓에 기업들이 자동화 투자를 늘려 현장 필요 인력이 감소한 영향도 적지 않다. 정년까지 회사에 남으려는 중년 직원들이 많아져 청년층을 선발할 여지가 줄어든 것도 원인 중 하나다.

이런 상황을 바꾸려면 기업들이 새 성장동력을 찾아내 사업을 확장하고 젊은 인재를 적극 충원해야 한다. 하지만 장치산업인 반도체 등은 투자 규모에 비해 고용 창출력이 낮고, 전기차, 이차전지 등 신산업도 글로벌 소비가 주춤하면서 기대만큼 일자리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도 노조가 정년 연장을 주장하고 있어 청년 고용을 늘리기 쉽지 않다. 신입사원 대신 당장 쓸 수 있는 경력직을 선호하는 현상까지 심해지고 있다.

청년 고용난을 타개하기 위해 기업, 노동자, 정부가 미래 일자리 창출에 도움 될 방법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높은 연차 근로자가 최고 연봉을 받는 호봉제가 계속된다면 기업들은 청년 채용 여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업무 중요도, 성과에 따라 임금을 조절할 수 있는 임금제도 개혁이 시급한 이유다. 청년 고용을 많이 늘리는 기업에 대한 세제 지원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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