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청년이 첫 일자리를 갖기까지 걸리는 기간이 평균 17개월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고용정보원이 2007∼2022년 청년패널조사를 분석한 결과 20대 청년 취업자 10명 중 2명만 졸업 후 바로 취업했다. 10명 중 5명은 취업까지 2년 미만이 걸렸고, 나머지 3명은 2년 이상이 소요됐다. 대학 입시에 이어 취업까지 ‘재수는 기본, 삼수는 필수’처럼 되면서 청년들의 사회 진출 시기는 갈수록 늦어지고 있다.
학력이 낮을수록 첫 일자리를 얻기까지 걸리는 기간이 길어졌다. 그 기간이 길어질수록 고용이 안정적인 상용직 취업률도 낮아졌다. 취업까지 걸리는 기간이 고졸 이하는 평균 41개월로 4년제 대졸 이상(8개월)의 5배가 넘었다. 취업까지 걸리는 기간이 1년이 넘어가면 상용직 취업률은 낮아지고 임시직 취업률은 높아져 거의 반반이 된다. 또 대기업에 취업할 가능성은 작아지고 영세 사업장에 취업할 가능성이 커진다. 취업 준비 기간과 일자리의 질 측면에서 이렇게 차이가 크다 보니 명문대 진학을 위해 재수, 삼수를 무릅쓰는 현상이 빚어지는 것이다.
2022년 대기업 근로자 평균 임금은 월 591만 원으로 중소기업(286만 원)의 2배를 넘어섰다. 근로 시간이나 근로 조건의 차이도 임금만큼 크다. 임금 격차는 노후 연금 격차로도 이어진다. 첫 일자리가 평생 소득을 결정하는 이 같은 현실에서 청년들은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취업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통계청은 최근 취업까지 1년 이상 걸린 대졸 취업 장수생이 220만 명에 달한다고 했다. 하지만 청년들이 선호하는 상용직 취업률은 감소세가 뚜렷하다.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부담스러운 기업들이 정규직 신규 채용에 소극적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명문대 진학-대기업 취업이라는 ‘황금 티켓’을 쥐기 위한 N수생이 양산되는 것은 개인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심각한 낭비다. 이런 비효율적인 경쟁을 완화하려면 정규직-비정규직 격차를 줄이고, 직무급 위주로 임금 체계를 개편하는 등의 노동 개혁이 시급하다. 기업이 요구하는 역량을 갖춘 인재를 길러낼 교육 개혁도 더는 미룰 수 없다. 구조 개혁을 통해 새로운 판을 깔아주지 않는다면 청년들의 기회는 봉쇄되고, 인적 자원의 낭비는 심화될 것이다. 정부가 정말 절박함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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