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풀어쓰는 한자성어]雁書(안서)(기러기 안, 글 서)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7월 29일 22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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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래: 한서(漢書) 소무전(蘇武傳)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한나라 무제(武帝) 때 중랑장 소무(蘇武)는 북방의 흉노와 포로 교환을 하러 갔다가 흉노에 내란이 일어나는 바람에 붙잡히고 말았습니다. 소무는 “항복하지 않으면 처형하겠다”는 위협에도 굴하지 않았습니다. 소무가 항복하지 않자 흉노는 그를 가두고 밥도 주지 않았죠. 소무는 가죽끈을 씹어 먹고 흰 눈을 먹으며 버텨냈습니다. 며칠이 지나도 소무가 죽지 않자 흉노는 소무를 북해로 보내 양을 치게 하면서 ‘숫양에게서 젖이 나면 보내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 뒤 무제가 죽고 소제(昭帝)가 즉위한 뒤 한나라는 흉노와 화친을 하게 됩니다. 한나라는 소무를 송환하라고 요구했지만 흉노는 소무가 이미 죽었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그러자 한나라는 흉노에 사신을 보냈습니다. 이때 소무와 함께 억류됐던 상혜(常惠)가 자신을 감시하던 자를 매수한 뒤 은밀히 한나라 사신을 찾아왔습니다. 상혜는 그동안 소무가 겪었던 고초를 말하고, 소무를 데려갈 수 있는 계책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사신에게 흉노의 왕 선우를 찾아가 “한나라 천자가 상림원에서 사냥을 하다가 기러기를 잡았는데 비단에 쓴 편지가 다리에 매여 있었고 거기에는 소무 등이 황량한 늪지에 갇혀 있다고 적혀 있었소”라고 말하라 합니다. 사신은 크게 기뻐하며 상혜가 알려준 대로 선우에게 말했습니다. 이에 선우는 좌우를 돌아보고 놀라는 시늉을 하더니 사신에게 사과했습니다. 소무는 곧 석방돼 한나라에 돌아오게 됐고, 여기에서 유래돼 편지를 ‘안서’라고 하게 됐습니다.

● 생각거리: 이 고사로 인해 기러기는 소식을 전하는 새로 여겨지게 됐습니다. 또 편지를 안백(雁帛), 안보(雁報), 안신(雁信), 안찰(雁札)이라고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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