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풀어쓰는 한자성어]傷弓之鳥(상궁지조)(상처 상, 활 궁, 어조사 지, 새 조)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8월 5일 22시 45분



● 유래: 전국책(戰國策) 초책(楚策)에서 유래한 성어입니다. 전국시대 말 진나라를 제외한 나머지 여섯 나라가 합종의 맹약을 맺고 진나라와 대치하고 있을 때의 일입니다. 조나라 왕이 위가(魏加)를 초나라에 보내 초나라 승상 춘신군(春申君)에게 “일을 맡길 장군이 있습니까”라고 물었습니다. 이에 춘신군은 “우리는 임무군(臨武君)을 장군으로 삼으려고 합니다”라고 답합니다. 춘신군의 이야기를 들은 위가는 다음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옛날 위나라의 경영(更羸)이 위왕과 경대(京臺) 아래서 대화를 나누다 새가 나는 것을 보고 말했습니다. “대왕, 저는 빈 활을 쏘아 새를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잠시 후 기러기 한 마리가 날아왔고, 이를 본 경영은 빈 활의 시위를 당깁니다. 놀랍게도 기러기가 땅에 떨어지고 맙니다. 이에 위왕이 놀라자 경영이 답했습니다. “이 기러기는 상처 입고 외로운 놈입니다. 천천히 나는 것은 다쳤기 때문이고, 울음소리가 처량했던 것은 무리를 잃었기 때문입니다.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았는데 시위 소리만 듣고도 높이 날려고 하다가 땅에 떨어진 것입니다.” 경영의 기러기 일화를 설명한 위가는 임무군을 장군으로 삼으려는 춘신군에게 말합니다. “사람의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임무군은 일찍이 진나라와 싸워서 진 적이 있으므로 진나라를 막는 장군으로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 생각거리: 비슷한 의미로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사람도 어려운 일을 당해 마음에 깊은 상처가 생기면 의심과 두려움으로 몸과 마음이 피폐해질 수 있습니다.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노력만큼이나 주변의 사랑과 관심도 필요하겠지요.

#한자성어#상궁지조#상처#의심#두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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