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없이 일하는 자영업자인 이른바 ‘나 홀로 사장님’이 11개월 연속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427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11만 명 급감했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같은 기간 5만 명 늘었지만 전체 숫자는 나 홀로 사장님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나 홀로 사장이 빠른 속도로 줄면서 전체 자영업자도 6개월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 위기 때 급증했던 나 홀로 사장님이 이처럼 줄어든 건 장사가 잘돼 직원을 새로 뽑았다기보다는 영세 자영업자 상당수가 폐업한 결과로 봐야 한다. 폐업한 소상공인에게 지급하는 일종의 퇴직금인 노란우산공제금이 올 상반기에만 14% 늘어 역대 최대치를 갈아 치운 것만 봐도 짐작할 수 있다. 직원이나 아르바이트생을 내보내고 혼자 근근이 버텨왔던 자영업자들이 끝 모를 고물가와 고금리, 내수 침체 속에 무더기로 쓰러진 것이다.
문제는 내수가 좀처럼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한계선상에 놓인 자영업자의 줄폐업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소상공인이 내다본 체감 경기는 이달까지 넉 달 연속 하락해 코로나 위기 때보다 악화됐다. 특히 빚에 짓눌린 영세 자영업자 가운데 폐업이 속출할 가능성이 높다. 여러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린 다중 채무자이면서 저소득·저신용 상태인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이미 10%를 넘어섰다. 여기에다 최근 배달앱 수수료 인상과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까지 겹쳐 한계 상황에 내몰리는 자영업자가 늘고 있다.
혼자 운영하던 가게를 접은 뒤에도 자영업자들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어 우려가 크다. 폐업 후 다른 일자리를 찾지 못해 실업자가 된 자영업자가 상반기 월평균 2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23% 급증했다. 아예 구직 활동을 포기한 자영업자도 상당수다. 서민 경제의 주축인 자영업자들이 빈곤층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는 뜻이다. 자영업자들이 출구 없는 터널을 벗어날 수 있도록 밑바닥 경기를 살리는 것이 시급하다. 아울러 경쟁력 없는 자영업자가 문을 닫더라도 거리로 내몰리지 않고, 월급 받으면서 생계를 이어갈 수 있도록 일자리를 늘리는 정책을 적극 시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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