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동안 일하면 하루는 일하지 않더라도 수당을 받는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사용자는 일주일에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보장하도록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를 주휴수당이라고 부른다. 일하지 않았는데도 유급으로 휴일을 보장하게 된 것은 1953년 노동법이 제정될 당시 워낙 임금이 낮았기 때문으로, 주휴수당은 일주일에 하루의 휴식권을 보장하되 임금이 낮아지는 것을 막기 위한 선의였다. 인간적인 노동을 위해 도입된 주휴수당을 개선하자는 이유는 무엇일까?
●주휴수당 부담 돼 주 15시간 미만 근로자 고용
주휴수당에 대한 주목은 최저임금과 관련되어 있다. 사용자 단체는 최저임금이 급격히 인상되고 있어 영세 자영업자의 부담이 커지므로 주휴수당을 폐지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노동단체는 주휴수당을 폐지할 경우 16%가량의 임금이 삭감되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주휴수당을 둘러싼 노사 간 팽팽한 의견 차이는 낮은 최저임금 인상률로 귀결되고 있다. 예를 들어 최근 3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은 3.06%로 1990년 이후 최저임금 평균 인상률(8.22%)보다 크게 낮았고 심지어 평균 물가 인상률(3.1%)보다도 낮았다.
주휴수당이 논란이 된 또 따른 이유는 초단시간 노동자의 급증과 관련되어 있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일주일에 15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초단시간 노동자들은 주휴수당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 초단시간 노동자들은 주휴수당만이 아니라 유급연차휴가의 적용에서도 배제되어 있다. 초단시간의 활용이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게 되자 그 수가 급증해 과도한 남용에 이르고 있다. 10년 전인 2014년 초단시간 노동자의 수는 86만 명이었으나 2024년에는 192만 명으로 2.23배로 증가했다.
주휴수당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만 환경 변화로 인해 대안을 고려해야 할 상황임은 부정하기 어렵다. 주휴수당이 최저임금의 제 기능을 가로막고 초단시간 등 취약 노동자의 차별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주휴수당을 일방적으로 폐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대법원 등 기존 판례는 주휴수당을 임금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폐지에 따른 임금 저하는 법 위반의 가능성이 크고 사회적 갈등만 키울 뿐이다. 따라서 주휴수당의 개선 방안은 사회적 대화를 통한 합의를 원칙으로 하되, 대안으로 생각해 볼 것이 최저임금 인상률과 별도로 주휴수당을 단계적으로 최저임금에 산입하는 방안이다.
주휴수당을 최저임금에 산입하더라도 사용자와 노동자의 손실은 거의 없다. 고임금 노동자는 이미 기본급에 주휴수당이 포함되어 있어 영향이 없으며 주휴수당을 별도로 받고 있던 시급 노동자도 손해는 없다. 기존에 주휴수당을 지급하던 사용자도 추가 부담이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다만, 초단시간 근로자와 영세 자영업자에 대한 균형적인 배려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기존에 주휴수당을 받지 못하는 초단시간 노동자에 대해서는 주당 일한 시간에 비례한 주휴수당만큼만 최저임금에 산입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주휴수당이 최저임금으로 산입되더라도 월 근로시간은 그대로 유지하여 사용자의 시간외수당 추가 부담 요인이 발생하지 않도록 설계해야 한다.
●단계적으로 최저임금에 산입하는 안 검토를
적정 임금은 일하는 사람 모두에게 중요할 뿐만 아니라 소득 격차를 줄여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기초이다. 지금의 주휴수당은 좋은 의도로 시작되었지만 소임을 다해 가고 있다. 쪼개기 일자리 남용을 막고 차별을 줄이기 위해 노사정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주휴수당의 대안을 찾는 진지한 논의를 시작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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