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尹의 세 번째 기자회견… 질문 속 여론에 귀 활짝 열라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8월 28일 23시 27분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8.27.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8.27.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전 핵심 개혁 과제와 향후 국정운영 방향을 설명하는 국정 브리핑과 기자회견을 갖는다. 올 6월 초 동해안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직접 발표한 이후 두 번째 국정 브리핑이고, 취임 100일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 이은 세 번째 공식 기자회견이다. 대통령실은 민생, 안전, 개혁, 소통 등 네 가지 핵심 키워드를 중심으로 30분간 브리핑한 뒤 약 1시간 동안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집무실까지 용산으로 옮겼으나 기자회견에 인색했던 전임 대통령에 견주어도 소통에 소극적인 편이다. 출근길 문답은 2022년 11월 중단됐고, 대신 올 4월 의대 증원 대국민 담화와 6월 석유·가스 매장 관련 첫 국정 브리핑을 했지만 일방적 발표에 질문은 받지 않아 역효과만 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는 연금·교육·노동·의료 개혁과 함께 저출생 대응 추진 성과를 설명한다고 한다. 이 밖에 집값과 물가 대책, 채 상병 특검법, 인사를 둘러싼 논란 등 그동안 묻지 못한 현안이 쌓여 있다. 의제 가리지 말고 충분히 설명하길 기대한다.

기자회견은 대통령이 기자들의 질문을 통해 가감 없는 여론을 들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기도 하다. 그동안 대통령이 민심과 동떨어진 의사 결정으로 문제를 키운 경우가 적지 않았는데 대통령의 선택적 여론 수렴이나 직언을 꺼리는 참모들 탓이 클 것이다. 각본 없이 진행되는 기자회견은 다르다. 독자와 시청자를 대신해 묻는 기자들 질문에는 국정 의제와는 다른 민심의 의제, 정책에 대한 여론의 평가가 담겨 있다. 취임 100일 기자회견 때는 34분간 12개 질문, 두 번째 회견은 73분간 20개 질문을 받았다. 많은 질문을 받을수록 다양한 여론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윤 대통령의 임기도 곧 반환점을 돌게 되는데 연금 등 3대 개혁은 진척이 없고 의료 개혁은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개혁이란 본디 어려운 일이지만 남의 말 듣지 않는 대통령의 스타일도 주요 걸림돌이라는 평가다. 기자들의 질문 속에 담긴 여론에 귀를 활짝 열고 정책 방향을 조율한다면 정책 혼선을 줄이고 개혁 작업에도 힘이 실릴 것이다. 첫 기자회견 때 다짐했듯 “국민 숨소리까지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듣고 또 들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국정 브리핑#기자회견#민생#안전#개혁#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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