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다소 주춤하긴 하지만 연초 대비 150% 이상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하고 올 6월 전 세계 시가총액 1위를 달성한 기업이 있습니다. 인공지능(AI) 핵심 칩을 만드는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입니다.
엔비디아는 주로 3차원(3D) 그래픽을 가속화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 개발에서 선도적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 밖에도 AI와 자율주행, 게임,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이끌고 있는 엔비디아 뒤에는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젠슨 황(61·사진)이 있습니다.
그는 대만 타이난시에서 태어났지만, 가족과 함께 이민을 가며 일찌감치 미국으로 건너갔습니다. 어린 시절엔 인종차별과 학교 폭력 등에 시달리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고 오리건주립대와 스탠퍼드대에서 각각 전기공학 학사와 석사를 마치게 됩니다. 이후 실리콘밸리에서 소프트웨어 기술자로 경력을 쌓던 그는 1993년 두 명의 동료와 함께 엔비디아를 설립했습니다.
당시 컴퓨터 산업이 고속 성장기였지만 소규모 스타트업에 불과했던 엔비디아는 여러 번 실패를 거듭했습니다. 인텔, 애플, AMD와 같은 빅테크 기업에 가려 빛을 못 보던 엔비디아가 엄청난 성공을 거둔 것은 컴퓨터 게임용 모션 그래픽을 구동하는 GPU칩을 개발하면서부터입니다. 회사는 무섭게 성장해 2013년 전 세계 PC의 70%가 엔비디아의 GPU를 사용할 정도로 급성장했습니다.
황 CEO는 머지않아 AI의 시대가 올 것이라 생각하고 AI 기술을 돕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연구 개발에 집중 투자했습니다. 예상대로 2020년대 들어 AI 광풍이 불기 시작했고 AI에 필수적인 칩을 만드는 엔비디아는 전 세계에서 가장 수혜를 보는 기업이 됐습니다. 최근에는 영업이익률이 80%를 넘겼는데 그렇게 많은 이익을 남기며 팔아도 제품이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 연출될 정도입니다.
항상 가죽 재킷을 입는 것으로도 유명한 황 CEO는 탁월한 비전과 그치지 않는 혁신을 추구하는 인물로 평가받습니다. 그는 사업 초기부터 GPU가 단순히 게임용에 그치지 않고, 컴퓨팅의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 믿었고 그의 예측은 적중했습니다.
황 CEO는 이제 세계가 주목하는 최고경영자가 됐습니다. 글로벌 슈퍼스타란 점에서 정보기술(IT) 업계의 ‘테일러 스위프트’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인 그의 다음 행보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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