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65세 이상 노인 취업자 수가 사상 처음 청년 취업자 수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생·고령화의 진전에 따른 인구 구성이 바뀐 영향이 있지만, 노후 준비 부족 등으로 은퇴 후에도 계속 일하려는 노인들이 많아진 것도 중요한 요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65세 이상 취업자 수는 월평균 394만 명으로 381만 명인 15∼29세 청년 취업자 수를 처음 넘어섰다. 한국의 노인 인구는 재작년 2월 청년 인구를 추월하고, 올해 7월에 10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렇게 늘어난 노인 인구가 적극적으로 취업에 나서면서 지난달 증가한 취업자 26만1000명 중 23만1000명은 60대 이상이었다. 취업자와 실업자를 합한 한국의 노인 경제활동 참가율은 지난달 40%까지 치솟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 수준이다.
문제는 경제적 이유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하는 노인들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OECD 회원국 중 최고다. 국민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연령이 1961∼64년생은 63세, 1965∼68년생 64세, 1969년생 이후는 65세로 퇴직 후 3∼5년의 ‘소득 공백기’를 넘기려면 파트타임 일자리도 마다하기 어렵다.
게다가 은퇴자가 선택할 수 있는 일자리들은 대부분 안정성이 떨어지고, 소득도 낮다. 정부가 제공하는 103만 개 노인 일자리의 월 수입은 29만∼76만 원 정도이고, 쓰레기 줍기나 잡초 뽑기 같은 봉사 업무가 다수다. 구직 포털에 지원서를 내는 고령자가 늘고 있지만 음식점, 빵집도 상대적으로 젊은 40, 50대를 선호한다. 그나마 일할 사람이 부족한 지방 중소기업의 60, 70대 기술자들이 60세 이후에도 대우받으며 일하는 편이다.
올해부터 1964∼74년생 ‘2차 베이비 부머’ 954만 명이 11년에 걸쳐 은퇴한다. 이들을 어떻게, 얼마나 활용하느냐에 따라 향후 한국의 성장률까지 달라질 전망이다. 건강 상태가 좋고, 교육 수준도 높은 ‘액티브 시니어’들에게 쓰레기 줍기 같은 단순 업무 대신 경험과 전문성을 살려 활기차게 일할 일자리를 제공할 방법을 우리 사회가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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