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명품백 수수에 이어 공천개입설까지 불거지면서 김건희 여사 문제가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에 중대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 수사팀은 어제 디올백을 받은 김 여사, 준 최재영 씨를 모두 불기소한다는 방침을 검찰총장에게 보고했다. 수사심의위가 표결 끝에 8 대 7로 최 씨에 대해 ‘기소 권고’ 의견을 냈는데도 검찰이 수용하지 않고 불기소한다면 김 여사 봐주기란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
도이치 사건에 대해서도 검찰은 4년이 넘도록 김 여사에 대한 기소 여부 판단을 미루고 있다. 같은 사건에서 김 여사처럼 전주(錢主) 역할을 한 손모 씨가 1심과 달리 2심에서는 ‘방조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상황에서 불기소 처분을 할 경우 형평성 논란이 커질 수 있다.
최근엔 김 여사의 공천개입설도 잇따라 불거졌다. 김 여사가 친윤 핵심 의원을 통해 검찰 출신인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의 경기 용인갑 공천을 관철시켰다는 취지의 주장을 담은 녹취록이 공개됐다.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2022년 6·1 보궐선거 때 경남 창원 의창에서 공천받는 과정에서, 그리고 2024년 4월 총선 때 창원 의창을 떠나 김해갑으로 옮겨 출마하겠다고 선언하는 과정에서 “김 여사가 김 전 의원과 공천 문제로 대화한 텔레그램을 봤다”는 주장도 나왔다.
대통령실은 용인 공천에 대해선 부인하고, 창원 공천에 대해서도 “김 전 의원이 컷오프됐으니 공천 개입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김 전 의원 공천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나오는 명태균 씨는 “김 여사와 공천 문자를 나눈 건 김 전 의원이 아니라 나”라고 했다. 아무런 권한이 없는 김 여사가 제3자와 공천 얘기를 주고받았다면 그 자체로 큰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의 만찬이 ‘빈손 맹탕’으로 끝난 것도 여사 문제를 놓고 대통령이 여당 대표와 불편한 대화를 나누기를 꺼린 결과라는 해석이 많다. 하지만 정국의 핵심 악재를 대통령이 직접 풀지 못한다면 누가 해결할 수 있나. 여당은 최근 김 여사 특검법이 국회에서 통과될 때 그동안과 달리 필리버스터를 포기했다. 따가운 민심을 의식한 행동이었다. 민심은 돌아서고 있고, 대통령의 국정운영은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머뭇거릴 틈이 없는데, 용산만 모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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