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피플 in 뉴스]흑인 여성 최초로 美 대권 도전한 ‘셜리 치점’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9월 30일 22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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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리 치점(1924∼2005·사진) 전 하원의원은 미국 역사상 최초로 주요 정당 대선 후보 경선에 도전했던 아프리카계 여성이었습니다. 그는 평생을 인종차별과 성차별에 맞서 싸우며 정치 개혁을 위해 노력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치점 전 의원은 컬럼비아대에서 초등교육 석사 학위를 받고 한때 교사로 일했습니다. 이후 정치에 뛰어들어 1964년 뉴욕주 의원에, 1968년에는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됐습니다. 당시 아프리카계 남성 의원도 손가락으로 꼽던 시기라 그의 하원의원 당선은 미국 내에서 충격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의회의 한 백인 남성으로부터 “당신과 제가 같은 돈을 받는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라는 말을 들었을 정도였습니다.

치점 전 의원은 도심 주거지 주민을 대상으로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했고 교육, 고용, 복지 등의 분야에서 활발한 입법 활동을 펼쳤습니다. 특히 사회복지와 아동복지, 여성의 권익과 소수자 권리를 위한 법 제정에 힘쓰며 저소득층과 소외계층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베트남전쟁이 발발하자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며 평화와 정의에 입각한 외교 정책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치점 전 의원은 1972년 중대한 결정을 내립니다.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한 것입니다. 주요 정당에서 아프리카계 여성이 대선 후보에 도전한 건 미국 역사상 최초였습니다. 미국 사회의 반향은 컸지만, 자금도 조직력도 없었던 그의 대권 도전은 ‘계란으로 바위 치기’나 다름없었습니다. 그러나 ‘돈에 팔리지 않고 누구의 지배도 받지 않겠다’며 기득권에 맞선 그의 원칙은 막판까지 다양한 인종과 성별의 지지를 받으며 152명의 대의원 표를 얻었습니다. 조지 맥거번에게 패했지만, 그의 출마는 미국 정치사에서 여성과 소수자들이 정치에 참여하는 길을 여는 중요한 이정표가 됐습니다.

치점 전 의원은 미국 사회에서 여성과 흑인의 정치 참여 움직임을 촉발했으며 평등과 사회 정의를 위한 목소리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2015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미국 시민에게는 최고 영예인 대통령 자유 메달을 추서하며 그의 공로를 기렸습니다.

치점 전 의원은 선구자였습니다. 지금의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나올 수 있었던 것 역시 앞서 불평등과 차별에 도전하며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개척했던 그의 발자국 덕분인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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