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구글 등 주요 포털에서 햇살론, 소액생계비대출 같은 정책서민금융 상품을 검색하면 대부업체 광고가 먼저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등 일반 키워드뿐만 아니라 서민금융진흥원이 취약계층을 위해 운영하는 저금리 정책금융 상품을 검색해도 대부업체 광고가 최상단에 표시되는 것이다. 대부업체들이 해당 키워드로 검색할 때 자사가 우선 노출되도록 포털 측과 유료 검색광고 서비스를 체결한 탓이다.
문제는 이 대부업체들 가운데 불법 사채 조직의 영업 창구로 악용되는 미등록 대부업체가 적지 않다는 사실이다. 소비자들이 포털에서 정책금융 상품인 줄 알고 무심코 클릭했다가 불법 사채의 덫에 빠질 위험이 높다. 올 들어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는 정책금융을 사칭하는 대부업체 광고 등 불법 사금융 상담이 3만2700여 건으로 지난해보다 3배 넘게 접수됐다고 한다.
포털을 통한 무분별한 불법 대출 광고가 서민들을 불법 사채 시장으로 내모는데도 거대 플랫폼 기업들이 이를 방치하고 있는 셈이다. 더군다나 네이버 등 국내 포털은 대출 관련 키워드를 검색할 경우 서민금융진흥원이 먼저 노출되도록 하는 ‘불법 사금융 피해 예방 캠페인’을 실시한다고 해놓고 사실상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 외국계 플랫폼 구글은 아예 캠페인에 참여하지도 않았다. 취약계층 보호보다 검색광고 수익을 올리는 데 급급한 포털의 무책임한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올 들어 8월 말까지 금융당국에 신고된 불법 사금융 피해는 벌써 1만 건에 육박하고 있다. 취약계층이 불법 사금융으로 쉽게 빠지는 것을 막으려면 네이버, 유튜브 등에서 범람하는 불법 사금융 광고를 차단하는 제도적 장치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정부의 지속적인 감시와 감독, 엄격한 처벌뿐만 아니라 플랫폼 기업들의 자정 노력도 강화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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