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래: 중국 후한 말 응소(應邵)의 풍소통(風俗通)에서 유래했습니다. 응소의 할아버지 응빈(應彬)이 급현(汲縣)의 장관으로 있을 때 부하인 두선(杜宣)과 술을 마셨습니다. 두선은 그의 술잔에 비친 활 그림자를 뱀으로 오인해 마시기 싫었음에도 상관 앞이라 마지못해 마셨다고 합니다. 이후 병이 생겨 백방으로 치료했으나 병세는 더 심해졌습니다. 응빈이 병이 생긴 이유를 물으니 두선은 “뱀이 몸 안으로 들어왔기 때문입니다”라고 했습니다. 응빈이 돌아와 깊이 생각하다 벽에 활이 걸려 있는 걸 보고, 술을 마시던 자리에 다시 두선을 오게 했습니다. 응빈은 마련한 술자리에서 술잔 속에 예전과 같은 그림자를 나타나게 한 다음 두선에게 “벽에 있는 활 그림자일 뿐 다른 이상한 것이 있진 않다네”라고 했습니다. 두선은 마침내 의혹을 풀었고 이로 말미암아 병도 나았다고 합니다.
● 생각거리: 진서(晉書) 악광전(樂廣傳)에도 악광(樂廣)의 친구 한 사람이 벽에 걸린 활 그림자가 술잔에 비친 것을 뱀으로 잘못 알고 뱀을 삼켰다고 생각해 병이 났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악광이 그렇지 않음을 자세히 설명했더니 곧 개운하게 병이 나았다고 합니다. 우리말 속담에도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말이 있습니다. 혼자만의 생각에 갇혀 있다 보면 객관성을 잃고 헤맬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상담을 하거나 다시 되짚어 단순하게 생각하다 보면 오히려 쉽게 고민이 해결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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