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특검엔 침묵한 채 ‘용산 압박’에 매달리는 韓의 이미지 정치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1월 6일 23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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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 앞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대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10.21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 앞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대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10.21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하루 앞둔 6일 당내 3선 이상 중진들을 잇달아 만나는 등 연일 ‘용산 압박’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한 대표는 이미 윤 대통령의 사과, 김건희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 대통령실 참모진의 쇄신, 특별감찰관 임명 등을 공개 요구한 바 있다.

여당 대표가 대통령의 사과까지 요구하게 된 사태의 핵심에는 김 여사 문제가 있다.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제대로 수사도 하지 않은 채 불기소하고 명품백 수수에 대해 엄정한 법 적용을 하지 않으면서 김 여사 문제가 폭발했다. 여기에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 관련 녹음파일 공개로 공천 개입 의혹까지 더해졌다. 김 여사의 대외 활동 자제나 특별감찰관 임명 정도로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한 대표는 특감을 내세우면서 유독 ‘김 여사 특검’에는 침묵하고 있다. 특감은 향후 김 여사의 국정 개입을 막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이미 상당한 시간이 지난 일을 조사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강제수사권도 없고 기소 권한도 없다. 그래서 특감 집착은 특검을 덮으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한 대표 역시 법무장관 때 검찰총장에게 수사지휘권을 되돌려 주지도 않는 등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부실 처리에 책임이 크다. 한 대표는 취임 100일을 넘기는 동안 ‘국민 눈높이’를 강조하며 많은 말을 쏟아냈다. 하지만 국정이든 당정관계든 국민 앞에 내놓을 만한 성과는 거의 없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보다는 지지율이 떨어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는 데 매달리는 ‘이미지 정치’로는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사설#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윤석열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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