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이제 한국이 큰일 났다고 말하는 분들이 있다. 트럼프 측에서는 선거 기간 동안 ‘한국은 머니 머신이다’, ‘방위비 부담을 크게 올려야 한다’, ‘유럽, 대만,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면 미국은 모두 개입할 수 없다. 한국은 나중 순위다’라는 발언도 했다. 사실은 나토에 대해서도 비슷한 발언을 했었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우크라이나 사정은 ‘나는 모른다. 무조건 이 상황에서 전쟁 끝내라’는 식의 행동도 하고 있다.
트럼프의 행동을 미국 우선주의, 신고립주의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이 말을 19세기 미국의 먼로주의로의 회귀로 이해할 필요는 없다. 당시 미국은 신생국가였고, 미국은 유럽에서 이민 온 1, 2세대 주민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었다. 미국이 유럽의 전쟁에 개입하면 그것은 미국의 분열을 초래한다. 지금도 그런 현상은 존재하지만 이미 국가적 정체성이 확고한 지금과 먼로 대통령 시대는 다르다.
미국 우선이든 고립이든 이런 주장의 근간은 미국의 이익이다. 과거 미국이 나토의 방위를 사실상 책임지고, 세계의 분쟁에 개입한 이유도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였다. 지금 고립주의를 들고나오는 이유는 개입보다 고립이 미국의 이익을 보장한다는 생각이 미국 유권자들 사이에 만연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세계는 이미 경제로 얽혀 있다. 미국이 국내의 석유로 에너지를 충당할 수 있다고 해서 중동 유전이 모두 파괴된다거나 한국과 일본이 전쟁에 휘말리고 심지어 핵공격까지 받아서 초토화된다면 미국의 이익도 심대한 타격을 입는다.
트럼프와 해리스 누가 되었든 한국에는 일장일단이 있다. 방위비 부담이 늘면 다른 곳에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바람이 부는 걸 탓해서는 바다에 나갈 수 없다. 역풍이든 순풍이든 이용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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