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트럼프 폭풍’ 앞 2년 만의 한중 정상회담… 선별 협력 모색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1월 17일 23시 30분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리마=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 페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나 회담을 했다. 재작년 인도네시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회담한 이후 2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과 러시아 파병에 대응해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고, 시 주석은 당사자 간 대화와 협상을 통한 평화적 문제 해결을 거듭 강조했다. 두 정상은 상호 국가 방문을 제안했고 서로 “초청에 감사하다”고만 했다.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의 만남은 작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APEC 정상회의 때의 3분 대화를 포함하면 세 번째다. 이번 두 정상 간 대화를 보면 2년 전 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의견 일치를 본 대목은 없다. 정상 간 교류를 놓고도 누가 먼저냐는 기 싸움이 앞섰다. 작년 9월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방한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던 시 주석이 먼저 윤 대통령의 방중을 요청한 것은 내년 APEC 경주 정상회의 때 방한하는 것 외엔 고려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다만 두 정상은 어느 때보다 소통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특히 시 주석은 “지난 2년간 중한 관계가 전반적으로 발전의 모멘텀을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사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래 한중 관계는 대만 문제를 둘러싼 공방, 전 주한 중국대사의 ‘베팅’ 발언 같은 악재들로 얼룩졌다. 하지만 중국은 올해 한중일 정상회의를 재가동하며 관계 개선에 시동을 걸었다. 최근엔 한국을 무비자 국가에 포함하는가 하면 관행보다 급을 높여 주한 중국대사를 내정하기도 했다.

이런 중국의 제스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2기 출범을 앞두고 한국과의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며 전략적 공간을 넓히려는 의도일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미 대중국 강경파를 외교안보 라인에 기용하면서 미중 전략경쟁이 한층 가팔라질 것임을 예고했다. 우리로선 미중 사이에서 더 큰 선택의 압박에 시달릴 수 있다. 하지만 동맹마저 손익으로 따지는 트럼프 2기는 한국에도 이념 편향적 가치외교에서 벗어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더욱이 북-러 간 위험한 결탁에 대응할 한중 간 협력이 절실한 때다. 접점을 찾기 위한 실용외교를 서둘러야 한다.
#트럼프 폭풍#APEC 정상회의#한-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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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추천 많은 댓글

  • 2024-11-18 07:26:28

    트럼프로 인해 미중 갈등이 심화되면, 우리는 간단하게 미국 쪽에 서면 된다. 문재인 때나 독재국가 같이 되고 싶어서 똑같은 독재 국가인 북중러에 붙었지. 일본같이 대처하여 경제를 살려야 한다. 예전에야 중국이 한국 기술이 필요하여 한국의 경제적 이득을 허용했지만, 이제는 중국 입장에서 경제가 어렵고 이미 한국 기술을 다 따라잡았기 때문에, 한국을 통해 이득만 보려할 것이 뻔하다. 쓸데없이 균형외교를 외치면서 북중러에 붙으면 손해만 본다. 그리고, 동아는 잘하고 있는 윤통 외교에 쓸데없이 어깃장 놓는 짓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 2024-11-18 17:51:02

    댓글 알바 양반들은 지겹지도 않나. 우리 판 좀 바꾸자. 청동기 시대 판을 바꾸고 새로운 시대를 열자! 타인을 해치 않는 환경을 만들어야 인류는 웬 힘을 발견할 가능성이 커지며 외계인을 이끌 수 있다.

  • 2024-11-18 17:49:20

    사회 문제 근원을 해결찮아서 인간이 의미를 부여한 자본주의 사회 체제를 다룰 줄 아는 나라가 없다. 이참에 UN 같은 국제기구에 지도자들이 모여서 지구시민권을 계획해서 최소한 의식주를 제공함으로써 최대 이성을 낳는 국제법을 제정하자. 사람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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