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달리는 게 너무 좋아, 내년 목표는 풀코스 3시간20분내 완주”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2월 12일 23시 06분


지윤아 씨가 한 마라톤 대회에서 질주하고 있다. 2015년 지인의 권유로 달리기를 시작한 그는 지금까지 42.195km 풀코스를 8차례 완주했고 개인 최고 기록은 3시간23분51초다. 지윤아 씨 제공
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지윤아 씨(37)는 2015년 지인의 권유로 10km 단축 마라톤을 완주한 뒤 달리기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초등학교 시절 육상 단거리 선수로 잠깐 뛰었고 평소에도 피트니스를 하는 등 몸을 움직이는 것을 좋아했지만 긴 거리를 달릴 생각은 하지 않았었다. 59분51초. 1시간 이내 완주를 목표로 준비했고, 그 목표를 달성하자 기분이 너무 좋았다. 그때부터 달리기를 멈출 수 없었다.

“처음 시작할 땐 그냥 달리는 것 그 자체가 좋았죠. 근데 계속 달리니 거리도 늘리고 기록도 단축하고 싶은 겁니다. 10km 대회에 출전하려고 5∼7km를 달리며 훈련했는데 어느 순간 힘이 안 드는 거예요. 그래서 하프코스에 도전했고, 하프에 도전하다 보니 풀코스까지 완주하게 됐죠.”

풀코스 첫 도전은 2018년 봄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 지 씨는 “훈련하다 오른쪽 장경인대 염증이 왔다. 10km까지 제대로 달리고 나머지는 절뚝거리면서 완주했다. 중간에 달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며 눈물까지 흘렸다. 5시간을 훌쩍 넘었지만 그래도 완주하니 그 성취감은 좋았다”고 했다. 이후 10km와 하프코스에 집중하며 몸을 만들어 다시 풀코스에 도전하려고 했지만 2020년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바람에 대회가 사라져 개인 훈련을 해야 했다. 2022년 말부터 다시 대회가 열리게 돼 본격적으로 풀코스 공략에 나섰다.

2022년 가을 지인들과 함께 단체로 한복을 입고 5시간대에 완주했다. 지난해 서울마라톤에서 3시간50분10초로 ‘서브포(4시간 이내 완주)’를 달성했고, 올해 전성기의 실력을 자랑하고 있다. 지 씨는 올 한 해 동아일보가 주최하는 마라톤 대회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 동아마라톤 올해의 선수상 여자 20·30대 수상자로 선정됐다. 3월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 42.195km 풀코스에서 3시간23분51초(여자부 110위)의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고, 9월 공주백제마라톤 풀코스에서는 3시간49분45초(여자부 19위)를 기록했다. 풀코스는 물론이고 하프코스(1시간35분5초), 10km(41분53초) 개인 최고 기록도 올해 다 작성했다.

지 씨는 러닝크루에서 달리며 실력을 쌓았다. 달리기 초창기 크루고스트에서 뛰었고, 지금은 ‘민식이’라는 애칭의 MNSIX와 1987RRR에서 활동하고 있다. 2022년부터 MNSIX에서 활동하기 시작한 그는 이듬해 운영진에 참여했고 올해는 크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MNSIX는 ‘러닝을 추억하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함께 달리며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추억을 쌓고 있다”고 했다. 매월 두 번째 주 금요일 서울 반포종합운동장에서 민식이 트랙데이인 ‘민트데이’를 운영한다. 인터벌, 빌드업, 지속주 등 다양한 훈련을 하고 있다. 넷째 주 평일 하루는 정기런이 열리며 서울 곳곳을 달린다.

1987RRR은 ‘달리는 토끼’라는 뜻으로 1987년 토끼띠들 모임이다. 지 씨는 “1987RRR은 100명이 넘는 동호회다. 서로 마라톤 정보를 공유하고 격려하며 달리기를 즐기고 있다”고 했다. 서울시 러닝크루 7979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매주 목요일 저녁 서울 광화문과 반포, 여의도에서 달리는데 여의도팀의 페이스메이커로 초보자들의 달리기를 돕고 있다. 한 스포츠 브랜드 러닝크루에서도 활동했다.

“대회를 앞두고 크루 회원들과 약 3개월간 집중적으로 훈련합니다. 트랙에서 인터벌 훈련, 도로에서 장거리 훈련 등 프로그램을 짜 체계적으로 훈련합니다. 평소에는 월 200km 정도를 달리는데 대회를 앞두곤 300km 정도를 달리죠. 이렇게 훈련해서 목표로 한 기록이 나오면 정말 하늘을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올해부터는 기록 단축을 위해 산을 달리는 ‘트레일러닝’도 시작했다. 그는 “오르막을 달리는 게 약점으로 꼽히는데 산을 달리면 좋아질 것 같아 시작했다. 산은 또 다른 매력이 있다. 꽃과 나무, 바위, 개울 등 자연경관 속을 달려 그 자체로 즐겁다. 하지만 아직은 달리면서 다치지 않으려 신경을 써야 하는 산보다는 자유롭게 달리는 도로가 더 좋다”고 했다.

지 씨의 내년 목표는 풀코스를 3시간 20분 이내에 달리는 것이다. 그 목표를 달성하면 3시간 10분 이내에 달리는 ‘싱글’에 도전한다. 달리며 계속 도전하는 삶이 즐겁다.

#지윤아#마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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