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尹 또 자찬 일색 담화… 8년 전 朴은 “제 부덕” 고개 숙였는데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2월 15일 23시 27분


실망 분통 비판 12·3 불법 비상계엄 사건 9일 만인 12일 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계엄은 불가피했다”는 취지로 말하자 시민들은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서울역 대합실 TV에 나오는 담화 장면을 한 시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다른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은 14일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된 뒤 담화를 통해 “잠시 멈춰 서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경제 회복, 한미일 공조 복원, 4대 개혁 추진 등을 성과로 제시하며 “온 힘을 쏟아 일해 왔다”고 자화자찬하기도 했다.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안 통과 뒤 본인의 “부덕과 불찰”을 탓하며 “참으로 괴롭고 죄송스러운 마음”이라며 고개를 숙였던 것과 대비된다.

이번 담화는 비상계엄 선포·해제 이후 세 번째다. 윤 대통령은 1차 탄핵안 표결 당일인 7일 첫 번째 ‘2분 담화’에서 사과와 함께 “법적, 정치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다”며 임기를 포함한 정국 운영을 여당에 맡기겠다고 했다. 그러더니 12일 두 번째 담화에선 29분 내내 “광란의 칼춤” “계엄은 사법심사 대상이 되지 않는 통치행위” 등을 주장하며 “끝까지 싸우겠다”고 했다. 마침내 탄핵안이 가결되자 이번엔 “미래를 향한 여정” 운운하며 정치적 피해자라도 된 듯한 언행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태도는 실로 어이가 없다. 육군참모총장, 방첩사령관, 수방사령관, 특전사령관은 구속되거나 구속영장이 청구됐고 관련자 체포도 이어지고 있다. 경찰 1, 2인자인 경찰청장과 서울경찰청장도 구속됐다. 이들 중 일부는 영장실질심사까지 포기했다. 수족들은 이렇게 내란죄로 줄줄이 엮여 사법 심판의 대상이 됐는데 정작 그 ‘우두머리’인 윤 대통령은 여전히 망상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15일 출석하라는 검찰의 소환에도 불응했다. 이런 부조리가 또 어디 있겠나.
#윤석열#14일 국회#탄핵안#가결#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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