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트럼프 측 ‘조선 협력’ 타진… 日과 경쟁서 밀리지 말아야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2월 20일 23시 24분


도널드 트럼프 미국 차기 대통령 당선인 측이 조선·해운과 관련한 한미 양국의 협력 가능성을 한국 정부에 재차 타진했다고 한다. 앞서 지난달 7일 트럼프 당선인이 윤석열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한국의 선박 건조 능력 등에 관심을 보인 것과 같은 맥락이다.

동아일보 취재에 따르면 지난달 통화 후 트럼프 당선인의 측근은 중국의 ‘해양 굴기’에 따른 안보 위협 등에 대해 설명하면서 양국의 조선·해운분야 협력 방안을 문의했다. 올해 4월에는 트럼프 2기 정부의 국무장관으로 내정된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인 마이클 왈츠 하원의원 등이 “쇠락한 미국의 해양경쟁력 제고를 위해 한국 등 동맹국의 역량을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은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압도적 군사력을 보유한 미국이지만 해군은 글로벌 조선업 1위 중국의 물량 전술에 밀려 패권을 위협받고 있다. 내년에 중국 전투함정은 400여 척으로 278척인 미국을 크게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내 조선업이 무너져 신규 함정 제조, 기존 함정 수리는 지연되고 있다. 선박 건조 능력 세계 2위이자 동맹국인 한국과의 협력이 필요한 이유다. 한국 조선업계로선 매년 수십조 원이 넘는 규모의 미 군함 건조,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등에 참여할 길이 열릴 수 있다. 다만 70년 넘게 미국 7함대 선박들의 MRO를 맡아온 일본 조선업계와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조선업 협력은 비상계엄 사태로 서먹해진 한미 동맹 관계를 단단히 할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일본은 고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부인이 트럼프와 만나고,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10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해 트럼프 취임 전 총리 미팅을 추진하는 등 ‘트럼프 2기’ 대응에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우리 정부도 민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일본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트럼프 정부#조선업#한미 협력#해양 경쟁력#선박 건조#일본 조선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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