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의 포성[임용한의 전쟁사]〈347〉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2월 30일 23시 00분


2024년은 결국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또 해를 넘긴다. 가자 전쟁은 일방적인 승부로 결론이 났지만, 지치지도 않는지, 이스라엘은 시리아와 예멘까지 치고 있다. 대만 위기는 더하지도 나아지지도 않았고, 중국은 계속 신무기를 선보이고 있다.

러-우 전쟁이나 가자 전쟁이나 2025년까지 넘길 것 같지는 않지만, 깔끔하게 종결될 것 같지도 않다. 1925년을 돌아보면 세계 경제는 축을 잃고 비틀거리고 있었다. 강대국들은 경제블록을 추진하고, 무솔리니와 스탈린은 이미 정권을 잡았고, 히틀러는 정권을 획득하기 직전이었다. 슬슬 발동을 거는 군비 경쟁은 14년 후에 벌어질 세계대전을 향하고 있었다.

100년 전과 지금의 상황이 똑같지는 않지만, 일부는 꽤 유사하다.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인류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내년 한 해면, 아니 5년 10년 뒤라면 우리는 답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답을 아는 때가 늦으면 늦을수록 우리는 위기에 가까이 다가가 있을 것이다.

인류는 왜 전쟁을 할까? 인간은 누구나 더 나은 삶, 행복한 미래를 원한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행복을 위해서 타인을 학살하고, 문명을 잿더미로 만드는 행위가 옳다고 하는 사람도 없다. 그러나 종종 그런 행동을 수긍하곤 한다. 이 믿을 수 없는 변심에 당혹했던 학자들은 미친 독재자, 기근, 치명적인 재난, 광신 등을 이유로 가정해 보곤 했었다.

하지만 굶고 병든 사람들이 전쟁을 일으킬 수 있을까? 막다른 골목, 절망은 범죄의 원인은 될 수 있지만 전쟁의 원인이 되지는 못한다. 대부분의 침략 전쟁은 아주 건강할 때, 힘이 넘치고, 새로운 세상과 부가 눈앞에 있고, 자신들이 그것을 충분히 붙잡을 수 있다고 믿을 때, 타협은 손실이고 욕망이 정의라고 생각할 때 발생했다.

2025년에는 100년 전과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전쟁#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가자 전쟁#대만 위기#군비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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