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 시간)까지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5’의 주인공은 지난해에 이어 인공지능(AI)이다. 이번 CES의 핵심 키워드는 ‘몰입(Dive in)’으로, AI 기술이 각 산업에 접목돼 일상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바꿀지에 전시 초점이 맞춰졌다. 이렇게 AI는 새로운 기술 트렌드를 넘어 인간의 일상 속으로 한 걸음씩 다가오고 있다.
동시에 AI 기술을 최전선에서 다루는 기업의 구성원은 이런 변화에 대해 복합적인 감정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그룹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지난해 전 세계 50개국 5만60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글로벌 직장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 이상(53%)이 직장에서 한꺼번에 너무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고 느꼈다.
또한 최근 1년 내 생성형 AI를 사용해 본 직장인 10명 가운데 4명은 5년 안에 자신의 직업이 근본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생각했다. 향후 1년 안에 이직할 가능성이 높다는 응답자도 28%를 차지했는데, 이는 2022년 코로나 팬데믹 당시 ‘대사직(The great resignation)’ 때보다 높은 비율이다.
이는 전 세계 직장인들이 현재와 미래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변화 속도가 너무 빠르면 미래 직무가 어떻게 변할지 고민하기보단 현재 업무에 몰입하기 힘들어진다. 직장인들은 미래에 대해 기대감을 가지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현재의 압박으로 미래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머릿속이 복잡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은 인쇄기, 전기, 인터넷처럼 생성형 AI가 산업의 패러다임을 뒤흔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직장에서 생성형 AI는 아직 광범위하게 사용되지 않고 있다. 직원의 61%가 지난 1년간 직장에서 생성형 AI를 한 번 이상 사용했다고 답했지만, 매일 또는 매주 사용하는 사람은 그보다 훨씬 적었다. 그 이유로는 △업무에서 활용할 기회가 없다 △고용주가 기술에 접근 권한을 부여하지 않는다 △사용법을 모른다 등이 제시됐다. 이 밖에 생성형 AI를 원하는 질문에 답을 얻기 위해 검색용으로만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AI 기술이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생성형 AI를 통한 혁신의 진정한 잠재력은 이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직원으로부터 나온다. 직원이 변화를 이해하고 주도하지 않는다면 기술 혁신은 성공하기 어렵다. 이를 위해 기업 경영진은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인 직원이 변화를 수용하도록 영감을 주고 권한을 부여하는 혁신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이런 접근 방식은 직원이 불확실성을 헤쳐나가고, 변화 속에서도 기회를 포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특히 경영진은 직원의 업무 숙련도를 높이는 ‘업스킬링(upskilling)’에 주목해야 한다. 직장인들은 달라진 디지털 세상에서 최신 기술을 습득하고 기술 성장에 투자하는 조직에 더 많은 가중치를 두기 시작했다. 기업은 모든 직원이 업무에서 기술을 개발하도록 충분한 기회를 제공하고, 리더는 직원이 어떤 종류의 기술을 쌓아야 할지 지침과 멘토링을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
한때는 AI가 사람의 일자리를 뺏을 것을 우려했지만 지금은 다르다. AI를 다루는 직원이 그러지 못하는 직원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것을 경계해야 할 시기다. 생성형 AI가 기업의 진정한 혁신의 발판이 되려면 직원을 위한 변화 전략부터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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