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AI로 도배되고 차이나테크가 점령한 CES… 설 자리 좁은 韓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7일 23시 24분


‘CES 2025’에서 공개되는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샤오펑의 자회사 샤오펑에어로HT의 플라잉카 ‘랜드 에어크래프트 캐리어’. 샤오펑 제공
‘CES 2025’에서 공개되는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샤오펑의 자회사 샤오펑에어로HT의 플라잉카 ‘랜드 에어크래프트 캐리어’. 샤오펑 제공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5’가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했다. 이번 전시회에 참여한 160여 개국 4800여 개 기업은 지난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꽃피기 시작한 인공지능(AI) 기술이 한층 고도화해 전 산업과 일상생활에 깊이 파고들 것임을 예고했다. AI, 모빌리티 등 첨단 기술력을 앞세운 중국의 공세도 한층 매서워졌다. 한국도 1000여 개 기업이 참여했지만 기세는 예전 같지 않았다. 한층 치열해진 첨단 기술 경쟁에서 한국이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가전과 IT, 모빌리티, 로봇,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기술 개발 속도가 한층 빨라졌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AI 시대에 가장 주목받고 있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8년 만에 공식 기조연설자로 CES 무대에 선 것은 현재 AI의 위상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일본 도요타가 AI 등 첨단 기술을 집약한 실험 도시인 ‘우븐시티(Woven City·그물망 도시)’ 1단계 준공을 발표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첨단 분야에서 한국을 거세게 몰아붙이고 있는 중국의 기술 약진은 올해도 두드러졌다. 중국은 한국보다 30% 많은 1339개 기업이 참여해 기술력을 과시했다. 중국 가전업체 하이센스와 TCL은 삼성전자 주변에 보란 듯이 대규모 부스를 차리고 스마트 키친, 가정용 로봇 등 AI를 적용한 신제품들을 대거 선보였다. 중국 업체들은 하늘을 나는 자동차, 웨어러블 로봇, AI 홈 등을 통해 앞으로 저가 제품군뿐만 아니라 중·고가 제품에서도 중국의 공세가 거세질 것을 예고했다.

AI 등 첨단 산업의 혁신이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지만 한국의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지난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AI 분야에서 한국을 미국 등 5개 선도국이 아닌 ‘2군’으로 분류했다. 국가 핵심 과학기술에서 한국은 2022년 기준으로 중국에 역전당했다. 이런데도 AI 기본법이 수년간 국회에서 낮잠을 자다 지난해 말에야 겨우 통과했고, 올해 예산안에서 AI 컴퓨팅 지원 예산 3217억 원 증액도 무산됐을 정도로 정치권은 기술 경쟁력 확보에 관심이 없다. 첨단 기술 경쟁에서 한 번 밀리면 따라잡기 어렵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AI 도배#차이나테크#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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