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일 현우서비스 대표이사는 올해로 일흔여덟의 나이에도 주 3회 이상 테니스를 친다. 중학교 1학년 때 테니스에 입문한 뒤 평생 테니스를 즐기며 살고 있다. 국가대표 선수 및 국가대표 감독을 했고, 직장생활 및 사업을 하면서도 라켓을 놓지 않았다. 그는 “어릴 때 들인 운동 습관이 내 평생 건강을 지켜주고 있다”고 했다.
“제가 초등학교 시절 씨름은 물론 축구, 육상 등 운동은 못하는 게 없었어요. 전남 곡성에서 저 모르면 간첩이었죠. 축구 선수로 광주 북중에 가려고 했는데 중학교를 전북 남원으로 가면서 뜻을 이루지 못했죠. 자형이 남원에서 교사를 하고 있었는데 부모님이 절 그곳으로 보냈죠.”
남원 용성중에는 축구부가 없었다. 누나네 식구랑 학교 관사에서 지냈는데 연식 정구장이 있었다. 운동을 좋아하던 그는 자연스럽게 정구를 쳤고, 지역 대회는 물론 전국 대회까지 나가게 됐다. 그때 테니스 선수 출신 지도자를 만나게 돼 본격적으로 테니스를 치게 됐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전국대회에서 우승했고, 남원고 시절 태극마크를 달았다. 1967년 도쿄 유니버시아드에 출전했고, 전한국선수권과 종별선수권 등 국내 대회를 여러 차례 제패하며 한국의 간판선수로 자리 잡았다.
김 대표는 국내 최초로 윔블던 등 해외 유명 테니스대회에 출전하며 국제 수준의 감각을 익혔다. 그는 “산업은행 선수 시절인 1973년 당시 테니스광이었던 고 김종필 총리께서 윔블던과 이탈리아오픈, 독일오픈, 프랑스오픈에 출전할 기회를 줬다. 그때부터 세계로 눈을 돌리게 됐다”고 했다. 1975년 호주로 6개월 유학을 다녀와 국내에 ‘서브 앤드 발리’란 선진기술을 처음 선보이기도 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1980년 현대중공업에서 지도자 생활을 할 때 선수들을 미국 서킷대회에 출전시켰고 이우룡, 노갑택, 송동욱 등 스타 선수들을 배출했다. 1984년엔 데이비스컵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당시 비수교국이던 중국 땅을 밟기도 했다.
테니스는 사회생활에서도 큰 도움이 됐다. 김 대표는 “현대해상화재보험 호남본부장을 할 때 3년 내내 전국 9개 본부 중 실적 1위를 했다. 선수와 지도자 하다 영업하라고 해 회사를 그만두라고 하는 줄 알고 실망했었다. 하지만 테니스 치듯 성실히 기본을 지켰더니 전국 최고가 됐다”고 했다. 선수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저명한 인사들하고 테니스를 치며 교류한 것도 도움이 됐다.
대한테니스협회 전무로 엘리트 선수를 키웠고 국민생활체육전국테니스연합회 회장, 한국시니어테니스연맹 회장을 하면서 생활체육 발전에도 관심을 가졌다. 시니어연맹 회장 때부터 지금까지 자신의 호를 딴 효천(曉泉)배 시니어대회를 10년 가까이 개최하고 있다.
“기존 시니어대회에는 선수 출신이 출전할 수 없었죠. 제가 둘 나이 합쳐 115세부, 130세부로 만들었어요. 그랬더니 선수가 끼어도 비슷하게 플레이가 되니 불만이 없더라고요. 여자는 나이에 10세를 더해 인정해 줬죠. 50세면 60세로 파트너를 찾을 수 있어요. 그랬더니 여자도 남자와 팀으로 복식 경기가 가능해졌죠.”
김 대표는 자신이 운영하는 효천클럽을 비롯해 시니어연맹, 화목회 등에 나가 주 3∼5회 테니스를 친다. 한 번 칠 땐 2시간. 두 코트 이상 빌려서 회원들과 돌아가며 치기 때문에 하루 3세트 정도는 친다. 6게임을 먼저 따는 1세트 경기가 짧게는 10여 분, 많게는 20∼30분 걸리니 최소 1시간 정도는 테니스를 치는 셈이다. 여든이 가까운 나이에 어떻게 하면 가능할까.
“제 방문에 문틀 철봉을 설치했어요. 또 고정식 자전거, 레그익스텐션과 레그컬 등 하체 및 상체 운동을 할 수 있는 기구도 갖춰 놨어요. 매일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서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운동을 한 뒤 하루를 시작합니다. 그게 비결입니다.”
골프 핸디도 아직 7∼8개로 종종 싱글을 친다. 지난해에 78타를 쳤으니 올해 78타를 치면 에이지슛(Age Shoot·자신의 나이보다 적거나 같은 스코어)도 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이렇게 건강하게 사는 게 너무 행복하다.
“제 지인들이 최소 20년은 더 테니스를 치자고 합니다. 즐겁게 테니스 치며 건강을 다지고, 함께 식사하면서 담소를 나누며 사는 게 즐겁습니다. 어떤 분은 100세 넘을 때까지 치자고 하는데 그건 지나친 욕심 같고요. 일단 95세까지는 테니스를 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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