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글로벌 3대 신평사 “韓 불확실성 외국인 투자에 부정적” 경고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10일 23시 27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무디스, 피치 등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가 한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길어지면 국가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 3개 회사 고위 관계자들은 9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화상 면담에서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면 외국인 투자 또는 기업의 의사결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는 12·3 비상계엄 사태 직후 신평사들이 내린 한국 경제에 대한 평가와는 사뭇 다르다. 지난해 12월 12일 최 대행이 부총리 신분으로 이들과 면담했을 땐 “최근의 정치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은 여전히 안정적이다” “한국의 제도적 강인함과 회복력을 체감했다” 등 긍정적 평가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둘러싼 갈등 등 한국의 정치 혼란과 국정 불안정이 계속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의구심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한 나라의 경제적 안정성과 신뢰도를 평가하는 지표인 국가신용등급이 하락하면 나라 경제에 치명타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당장 국채 발행 금리가 오르고 정부와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한다. 해외 자본 이탈로 환율이 급등하고 물가가 오르는 등 경제 전반의 연쇄 충격이 불가피하다. 게다가 한번 내려간 신용등급은 다시 올리기 어렵다. 1997년 외환위기가 발생하자 S&P 기준으로 한국 국가신용등급은 10계단 추락했는데, 이후 비교적 빠른 속도로 외환위기를 극복했지만 신용등급은 18년이 지난 2015년에야 원래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었다.

국가신용등급 하락이라는 파국을 피하려면 불안한 정국을 최대한 빨리 마무리 지어 정치적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수밖에 없다. 한국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경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투자하기 불안한 나라라는 인식이 한번 박히면 되돌릴 수 없다. 정부와 정치권의 일거수일투족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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