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계엄 때 일부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어리석고 놀라운 발상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14일 23시 24분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2024.12.5/뉴스1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2024.12.5/뉴스1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이상민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이 산하 기관인 소방청에 전화를 걸어 “경찰에서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요청을 할 경우 협조하라”는 지시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허석곤 소방청장은 13일 국회에 출석해 이 같은 지시가 있었느냐는 야당 의원 질문에 “전화를 한 번 받았다”고 인정한 후 실행하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당시 이 전 장관이 지목한 단전·단수 대상 언론사는 경향신문 한겨레신문 MBC 등이었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초유의 언론사 통제 계획까지 세워두었다는 증언은 ‘경고성 계엄’이라는 기존 주장과 배치된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이유에 대해 “거대 야당의 망국적 행태를 상징적으로 알리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회 마비가 목적이었다면 “국회 건물에 단전·단수 조치부터 했을 것”이라고 했는데, 언론사에 그런 조치가 취해질 뻔했던 것이다. 언론사 단전·단수는 독재 정권도 시도하지 않았던 일이다.

요즘같이 사건 사고 현장에서 모바일로 뉴스를 전송하는 디지털 시대에 물과 전기를 끊어 언론을 통제하려 했다니 그 시대착오적인 발상이 어리석고 놀랍기만 하다. 특정 언론사만 콕 집어 손보려 했다는 사실도 충격적이다. 단전·단수 대상 언론사 목록은 계엄 당시 여당 대표까지 포함된 체포 명단만큼이나 자의적이다. 여인형 당시 방첩사령관은 체포 명단에 대해 “대통령이 평소 부정적으로 말하던 인물들”이라고 진술했는데 체포 명단과 통제 대상 언론사 목록의 자의성은 계엄 선포가 대통령의 사적 보복에 가까운 행위임을 보여주는 것 아닌가.

윤 대통령은 평소 ‘신문 읽지 말고 유튜브 보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 부부를 비판하는 방송 보도는 무더기로 중징계를 받았고, 신문기자의 대통령 기자회견 질문에 대통령 참모가 “무례”라고 비판하는 일도 있었다. 입맛에 맞는 극우 유튜브 대신 언론의 쓴소리를 들었다면 이 지경까진 오지 않았을 것이다.
#단전#단수#비상계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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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많은 댓글

  • 2025-01-15 08:25:05

    이정도로 편파 왜곡 선동질로 도배를 하는 동아사설이 참담하구나...사실보도 아니면 말고냐??? 이게 정론이냐???

  • 2025-01-15 09:41:54

    경향신문하고 한겨레는 민주당에 줄을 선 언론사인데, 한겨레가 좀 같은 편이 누구인지 지나치게 드러내는 성향이 있고 경향신문 가끔 노골로 편드는 경향이 있음. 근데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영향력이 크지 않은데 왜 그런지 궁금하다. 두 신문사는 영향력이 크지 않고 돈 많은 민주당 편인 자본가 지원금에 따라 움직일 뿐이다. MBC는 공영방송이라 이해할 수 있음. 근데 진짜 황당한 점은 계엄을 왜 했는지 이상하다.

  • 2025-01-15 11:31:24

    계엄의 통상적인 절차다.실행되지않은 사실을 실행과 혼동하고있다.계엄이전의 실패한 국회 실패한 언론이 민주헌정질서의 훼손을 낳았다는 점을 환기시킨다.4류정치와 4류언론의 콜라보였다.가십거리가 정치1면을 장식했다.값싼 정치거리를 거대 정치거리로 둔갑시켰다.정치과잉이다.미래의 예지력이 빠져있는 좁쌀정치 좁쌀언론의 카르텔! 정치와 언론은 세계화에 실패했다.좌파동아의 논조가 대한민국을 좌경국가의 정체성으로 전환시키는 데 열일하고 있다...동아와의 가치관 차이가 동아를 떠나게 한다.60년간의 동행을 이제 끝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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