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론/민정훈]美 이익이라면 못 할 게 없다는 트럼프 ‘돈로 독트린’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15일 23시 15분


美 우선주의 결합된 트럼프 新고립주의
먼로 독트린의 ‘대륙 간 불간섭’ 원칙 깨
전략적 요충지라면 동맹에도 예외 없어
내년 중간선거 고려, 행보 더 빨라질 것

민정훈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 교수
민정훈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 교수
‘돈로 독트린.’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운하 등과 관련해 보여준 공세적인 행보를 빗대어 만들어진 표현이다. 구체적으로 ‘돈로’는 도널드와 먼로(미국 5대 대통령인 제임스 먼로)의 합성어로, 돈로 독트린은 먼로 전 대통령이 주창한 ‘먼로 독트린’과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우선주의’가 결합된 트럼프 행정부의 신(新)고립주의 대외정책 기조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먼로 전 대통령이 1823년에 천명한 먼로 독트린은 아메리카 대륙과 유럽 간 상호 불간섭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미국은 19세기에 걸쳐 두 대륙 간 상호 불간섭 원칙을 유지했고 이후 먼로 독트린은 미국의 고립주의를 대표하는 용어로 자리 잡았다.

당시 미국은 유럽에 대해선 고립주의를 추구한 것과 달리 앞마당이라 할 수 있는 아메리카 대륙에선 맹주가 되기 위해 경제력, 군사력 등 모든 역량을 투사해 지역 내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했다. 그 결과 20세기 초반 아메리카 대륙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은 공고하게 확립됐으며, 이후에도 이곳에 대한 영향력 유지는 미국 이익의 최우선 순위로 간주돼 왔다. 이렇듯 ‘대륙 내 영향력 확보와 대륙 간 불간섭’을 주요 특징으로 하는 먼로 독트린은 미국 대외정책의 근간으로 이어져 왔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는 21세기 들어 이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 그리고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미국의 국력이 약화됐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이에 ‘세계 경찰’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국력을 낭비하는 대신 국력의 내실화와 효율성 증대를 통해 미국을 재건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외교·안보 분야에서 불필요한 분쟁에 연루될 가능성을 최소화해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아시아, 유럽, 중동 등 전략적 요충지에서 동맹과 파트너들의 적극적인 기여와 역할을 통해 미국의 이익을 유지하고자 한다. 국제무대에서 미국의 주요 이익을 지키기 위해 전략적 선택과 집중을 강조하는 정책적 방향성은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가 대륙 간 불간섭을 추구하는 19세기의 고립주의로 단순히 회귀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 준다.

경제·통상 분야에서 미국 우선주의는 적극적인 국가 개입을 통해 국제 경쟁에서 자국 산업과 노동자를 보호하고 경제적 이익을 증진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관세, 규제 강화 등 보호무역 조치들을 통해 국내 산업을 보호하고 국내 일자리를 확보하는 한편 ‘공정무역 담보’라는 명분 아래 중국 등 경쟁국들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규제해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고자 한다. 따라서 ‘선택과 집중을 통한 전략적 이익 수호와 국가 개입을 통한 경제적 이익 증대’가 미국 우선주의의 주요 특징이라 하겠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해 볼 때, 돈로 독트린은 ‘미국 이익 우선, 세계 경찰로서의 역할에 대한 회의적 입장, 전략적 선택과 집중을 통한 핵심이익 수호, 국가 개입을 통한 통상이익 증대’ 등을 주요 특징으로 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신고립주의 기조를 상징한다.

이러한 기조는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주요 대외정책 이슈를 통해 구체화되며 국제무대에서 미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두 번째 임기를 맞는 미 대통령의 경우 대부분 중간선거 이후 정치적 동력이 급감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정책적 성과를 달성하기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당선인이 정권 출범 이전부터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운하 등을 언급하며 미국의 국익을 증대하기 위한 움직임을 공세적으로 펼치는 것은 아메리카 대륙이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재확인해 주는 동시에 보다 빠르고 선명하게 트럼프 재선의 효용성을 유권자들에게 확인시켜 주기 위한 정치적 행보라 하겠다.

이러한 트럼프 당선인의 광폭 행보는 한국 외교에 중대한 도전으로 다가온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는 것에 대외정책의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있으며, 따라서 역내 주요국인 한국이 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의 움직임에 보다 적극적으로 동참하도록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려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움직임에는 동맹 및 비동맹의 구분이 없을 것이며, 이에 따라 주요 무역흑자국인 한국에 대한 미국의 견제는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공세적인 자국 이익 우선 정책에 맞서 한국의 국익을 담보하는 것은 한미 관계의 주요 과제가 될 것이다.

#트럼프#돈로 독트린#먼로 독트린#미국 우선주의#고립주의#한미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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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많은 댓글

  • 2025-01-16 09:00:30

    전라도와 즈그 세력에 이익이 된다면 이적 간첩질 ... 짱깨북한에 나라를 팔아먹는 이적 간첩질, 매국노 짓을 당연히 하는 새끼들이 있다. ㅋㅋㅋㅋ

  • 2025-01-16 11:01:53

    정훈아~ 말하면 잔소리인데 부정선거라는 공통점이 관심사가 되면서 트럼프의 의중이 어떻게 작용하는가에 따라 한국의 운명이 걸려있다 이죄명쪽이 되는 순간 가혹한 체벌이 떨어지는건 당연하게 예상해야지 그러지 않기 위해 부정선거 수사를 위한 비상계몽한 대통령을 복원시켜놓는게 최상이다 . 국회해산도 하고 스카이 데일리 뉴스보면 한미 협조로 부정선거 수사를 한거더라 항상 해결책을 내놓는 글을 쓰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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