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신광영]‘정치군인 탓에 당나라 군대 된다’던 정치군인 김용현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6일 23시 15분


신광영 논설위원
신광영 논설위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예비역 장군이던 4년 전 ‘어쩌다 당나라 군대라 불리게 됐나’란 칼럼을 언론에 기고한 적이 있다. 그 글에서 ‘정치권의 인사 개입과 자기편 줄 세우기로 인해 무능한 군대로 전락했다’며 군의 정치화를 비판했다. 칼럼을 본 전현직 장성들은 많이들 황당해했다고 한다. 김 전 장관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앞장서 코드에 맞추고, 후배들을 줄 세우는 식으로 승승장구했던 정치군인의 전형이란 평가가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칼럼 역시 그가 윤석열 대선 캠프에서 활동하며 쓴 것이었다.

4년 전 칼럼 기고해 군의 정치화 비판

육사 38기 선두 주자였던 김 전 장관은 박근혜 문재인 정부에서 연거푸 대장 진급에 실패한 뒤 인사 불만을 자주 표출했다고 한다. 그러다 전역 5년 만에 윤석열 정부 첫 대통령경호처장으로 발탁되자 그간의 좌절에 복수라도 하듯 군의 정치화를 시도했다. 지난해 9월 국방부 장관이 되기 전부터 윤 대통령을 등에 업고 군 인사에 개입해 ‘국방상관’이란 별칭이 붙었고 군 내에 ‘충암파’ ‘용현파’란 말도 생겼다.

이런 김 전 장관의 면모를 잘 보여준 인물이 전 국군정보사령관 노상원 씨다. 노 씨는 6년 전 불명예 전역한 민간인이지만 김 전 장관의 비선 측근으로 활동하며 현직 장교들을 쥐락펴락했다. “네가 여단장 되도록 도와주겠다” “장관님이 너를 귀하게 여기신다”는 노 씨의 회유에 장교들이 넘어가 이번 계엄에 가담한 것은 노 씨 뒤에 인사권자인 김 전 장관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정치군인 문제를 공개 지적하면서 실제론 정치군인을 키워온 김 전 장관의 앞뒤가 다른 행태는 지난해 9월 장관 인사청문회에서도 드러났다. 그는 계엄 시도를 우려하는 야당 의원들 질의에 “지금 상황에서 계엄을 한다고 하면 어떤 국민이 용납하겠나. 우리 군이 따르겠는가. 저라도 안 따를 것 같다”고 했다. 당시는 김 전 장관이 윤 대통령과 이미 여러 차례 계엄 논의를 해왔던 때인데 태연하게 시치미를 뗐다.

어쩌면 “군이 따르겠느냐”는 그 발언은 김 전 장관의 진심이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자기 소신에 반하더라도 인사권자가 원하는 것이면 출세를 위해 복종하는 게 정치군인의 습성이다. 당당하지 않게 승진한 사람은 인사권자에게 약점이 잡혀 지시를 거스르기 어렵고, 부당한 명령을 받아도 안 되는 이유를 버리고 어떻게든 결과를 내는 데 몰두하게 된다. 이런 충성은 국가를 향한 것도 상관을 향한 것도 아닌, 자기 안위를 위한 충성이다. 이런 사람들이 진급을 거듭해 군 상층부를 장악하면 각자 자리에서 소임을 다해야 할 군인들을 일개 수족으로 전락시킨다. 이번 계엄 사태도 이 같은 정치군인들의 생태계 속에서 벌어졌다. 김 전 장관이 지난해 6월 윤 대통령과 폭탄주 회동을 하며 “대통령님께 충성을 다하는 장군들”이라고 인사시켰던 이들이 계엄 작전을 실행한 핵심 사령관들이다.


군인들 줄 세운 金, 그 폐해 스스로 입증


그중 한 명인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은 최근 윤 대통령 탄핵 심판에 증인으로 나와 정치군인의 수준을 보여줬다. 윤 대통령에게 불리한 내용에 대해선 자신의 기존 진술을 뒤집거나 입을 닫았고, 계엄 직후 야당 의원 유튜브에 나와 불법적 지시에 응한 것에 사과까지 해놓고 이제 와 적법했던 계엄이라고 말을 바꿨다.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 지시에 맹목적으로 따르면서 그들과 한배를 탄 이상 그나마 그게 살길이라고 생각했을 수 있다. 이미 군에 대한 신뢰를 잃은 국민들은 이런 장군을 보면서 또 한번 실망할 것이다. 김 전 장관은 자신이 4년 전 칼럼에 썼던 대로 군의 정치화가 군을 어떻게 망가뜨리는지를 입증해 보이고 있다.

#정치군#당나라 군대#김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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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4

추천 많은 댓글

  • 2025-02-06 23:48:39

    참 쓸거 올릴거 되게 없었나 보다 따블당 넘들 패악질에 대해서는 다루질 않더니만 몇년 지난거 찾고 찾아서 말꼬리 붙잡아 ... 에휴 수고 했다

  • 2025-02-07 04:21:07

    또 엉뚱한 시비의 논조다, 김장관이 말한 군인의 정치화는 평소 군인이 차후 출세를 위한 개인적 정치행보를 비판함이지 나라가 부정선거라는 범죄로 중공 영향에 선거가 좌우되는 국가존립의 위험한 사태에 구국의 결단함을 말하는것이 아니다, 중공 간첩이 한국 선관위에서 버젓이 똬리틀고 실업급여까지 타먹으며 준동하는 비상사태를 방치한다는 자체가 비애국적이며 직무유기다,한마디로 매국노들과의 전쟁을 그런 어거지 비유로 물타기 하지마라!

  • 2025-02-07 04:18:58

    군인을 모욕하는 남조선 소위 언론이라는 ㄱ덧이 더 날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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