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비명계 인사인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만나기 위해 기다리던 중 시계를 보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복도 많다. 용장(勇將)은 지장(智將)을 못 이기고, 지장은 덕장(德將)보다 한 수 아래이며, 덕장도 복장(福將)에게는 어쩔 도리가 없다는데 이재명이 딱 그짝이다.
그가 유튜브 방송 매불쇼에서 2년 전 체포동의안 통과와 관련해 비명계와 검찰의 공모설을 말한 것이 5일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느닷없이 석방되지 않았다면 지금쯤 “이재명이 통합행보 한다고 진짜 통합하는 줄 알았느냐”는 비난과 조롱이 ‘불신 지수’를 크게 높였을 게 틀림없다.
복장에게는 윤 대통령도 흑기사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도 늦춰졌다. 그 바람에 김부겸 박용진 등 비명계는 “심대한 명예훼손”에 “바보 된 느낌”을 접고 12일 이재명과 광화문 천막농성장에서 ‘국난극복 시국간담회’를 가져야 했다. 이재명 개인이 복장을 능가하는 운장(運將)인 건 분명하지만 다수 국민한테는 불운일 공산이 짙어 불안하다.
논란의 발언을 찾아봤다. 2023년 9월 대북송금 의혹·허위사실 공포 혐의 등으로 검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하자 민주당에서 대거 이탈표가 나오면서 2차 체포동의안이 통과됐을 때 “인간 이재명, 솔직히 어땠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이재명이 “뭐 예상한 일이었다”고 말한 건 대인 같은 풍모로 봐줄 수 있다. “왜냐면 그 전에 들은 얘기가 있다. 검찰 수사 과정, 당내에서 벌인 일, 내게 (사퇴를) 요구한 일 등을 맞춰 보니 다 짜고 한 일이더라. 당내 일부하고 (진행자 “검찰요?”) 짰다는 증거는 없고, 추측이다. 연관성이 있다.” 즉 이재명 자신이 비명계와 검찰이 공모했다고 말하진 않았지만 음모설을 흘리는 전법이다.
2022년 대선과 2023년 6월 대표 연설 때 이재명은 ‘불체포특권’ 포기를 약속한 바 있다. 그랬던 그가 체포동의안 표결 직전 돌연 민주당에 부결을 요청했다. 그때의 말 바꾸기를 사과하는 게 아니라, 누가 체포동의안에 찬동했는지 드러나게 하려고 일부러 부결을 요구한 것이라고 이번에 당당하게 공개한 것이다.
소름이 돋지 않을 수 없다. “드러내 뭐하시게요?” 진행자가 놀라서 묻자 이재명은 단호하게 답하는 것이었다. “책임을 물어야죠!”
총선 공천 과정에서 그들은 ‘비명횡사’했다. “당이 살려면, 민주당을 사적 욕망의 도구로 쓰고, 상대 정당 또는 아주 폭력적 집단(검찰)하고 암거래를 하는 이 집단들(비명계)이 살아남아 있으면 당이 뭐가 되겠느냐”는 게 이재명의 설명이다. 거꾸로 묻고 싶다. 민주당을 사적 욕망의 도구로, 불체포특권 포기 공약까지 깨면서 방탄도구로 이용한 자가 누군가? 당 대표라는 권력으로 의원들을 기만하고 모독한 대표가 더 큰 권력을 갖게 된다면, 앞으로 무슨 짓은 못할 것인가.
중국의 마오쩌둥도 1957년 이른바 ‘백화제방 운동’을 벌인 적이 있다. 춘추전국시대 백가쟁명과 짝을 이루는 한자성어다. 지식인과 관료를 향해 정부 오류와 당내 모순을 “자유롭게 비판하라”고 기만과 사기의 양모(陽謀) 책략을 쓴 것이다.
공포와 불안 속에 살던 중국 인민이었다. 마오쩌둥의 거듭된 요구에 관료들부터 조심스럽게 나섰다. 국방위원회 부주석 룽윈이 “6·25전쟁 당시 공산당군이 치른 희생의 대가를 물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지식인들과 대학가에서도 “공산당 특권 배제” “레닌주의 독재 비판” 등 자유의 갈망을 터뜨렸다. 분명 마오쩌둥이 먼저 촉구했는데 5주쯤 지나자 중앙서기처 총서기 덩샤오핑이 반우파 숙청에 나섰다. 1958년까지 숙청된 사람이 무려 50만 명이다. 거짓과 술책으로 모든 인민의 재갈을 물리는 전체주의 대중통제다.
이재명은 ‘당원 중심 정당’이 리더십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당원 중심이라는 정당에선 ‘당 중심’만이 우뚝 서 결국 전체주의 국가로 치닫는다는 게 역사의 교훈이다. 이재명은 비명계가 검찰과 짜고 체포동의안을 가결시켰다는 엄청난 ‘추측’을 발설하고도 “다 지나간 일”이라며 대충 넘겼다. 친명 좌장이라는 정성호 의원이 “대신 사과한다”고 했을 뿐이다. ‘김일성 수령 무오류’를 연상케 하는 겁나는 정당이다.
그나마 여소야대 정국에선 탄핵으로 직무에 부적합한 대통령 파면해 헌법질서와 정부 위기를 바로잡는 것이 가능하다. 거대 여당이 대통령까지 배출하면, 심지어 그 대통령이 누가 어디서 무슨 말을 하는지 색출까지 할 경우, 우리나라는 중국 뺨치는 전체주의 국가가 될까 두렵다.
이미 거대한 입법부가 행정부와 사법부까지 장악하면, 대통령 탄핵도 불가능하다. 그런 불행이 닥치지 않도록 국민은 대선에서 직무에 부적합한 후보를 눈 똑바로 뜨고 가려내야 한다. 정당이 먼저 후보를 걸러낼 책무가 있는 것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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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13 01:02:47
이렇게 교활하고 사억한놈은 살면서 처음본다.... 입만열면 구라 거짓말 그리고 남탓하면서 말바꾸는놈 말이다...저런놈이 야당 대표라는게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공산탈래반보다 악질 사기범이 아직도 감옥에 안간게 좌악판새들 때문이구나...
2025-03-13 00:06:16
글을 읽고나니 두려음이 앞선다,
2025-03-13 00:37:03
북괴 간첨 재명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