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제주도의회 4·3특위 김영훈위원장

  • 입력 1997년 4월 2일 19시 52분


제주 사람들이 최대의 비극으로 여기는 「4.3」이 올해도 돌아왔지만 제주도의회 4.3특별위원회 金榮訓(김영훈·제주도의원)위원장의 마음은 착잡하다. 『반세기 가까이 흘렀어도 갈등의 골은 메워지지 않은 채 「4.3」의 진상규명이나 피해자 명예회복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4.3사건」은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민중항쟁」 「폭동」 등 전혀 다르게 표현된다. 김위원장은 아예 「제주 4.3」이라고 부른다. 진상규명이 안된 현재진행형 사건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는 『4.3당시 주민들은 냉전 이데올로기의 희생물』이라며 『지금까지 1만4천여명이 피해사실을 접수시켰지만 아직도 피해신고를 꺼리는 주민들이 많지 않으냐』고 반문한다. 특위활동이 있지만 지방의회 차원의 4.3관련 작업에 김위원장은 한계를 느끼고 있다. 4.3 당시 정부가 개입, 대량학살을 주도했을 뿐만 아니라 미군정 당국도 책임이 있기 때문에 제주에 국한한 작업으로는4.3을 풀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그가 『국회에서 특위를 구성해 범국가적 차원에서 4.3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특별법을 제정해 진상규명 보상 위령사업 명예회복 등을 추진해야 제주도민의 응어리가 풀린다』고 강조하는 것도 이때문이다. 『서로 상처를 더 깊게 하지 않고 용서하는 마음으로 이 문제를 풀어 내년 50주기에는 도민 대화합의 마당을 펼칠 수 있기 바랍니다』 지난 93년 특위발족 이후 계속 위원장을 맡고 있는 그는 50주기를 맞기에 앞서 올 한해에는 화합의 기틀 마련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제주〓임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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