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극만을 고집스럽게 무대에 올려온 연우무대가 서울 동숭동 전용소극장에서 「연우 20년 특별공연」을 마련, 성년잔치를 벌이고 있다.
서울대 연극회 출신 10여명이 77년 만든 이 극단에서 대표 鄭漢龍(정한룡·51)씨는 창단때부터 4년간, 중간에 1년간, 그리고 지난 92년부터 지금까지 줄곧 대표를 맡고 있는 연우무대의 간판.
그는 『우리의 이야기를 우리 연극양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연우의 창단정신』이라며 『연우 20년은 연극으로 축약한 한국현대사』라고 말했다.
「칠수와 만수」 「한씨 연대기」 「장산곶 매」 등 80년대 대표적 창작극으로 꼽히는 작품들은 모두 연우무대가 낳은 것.
84년의 공해고발극 「나의 살던 고향은」은 강한 현실비판 내용 때문에 연극사상 처음 서울시로부터 6개월 공연정지처분을 받기도 했다.
『정확한 시대현실 반영과 날카로운 풍자정신이 연우무대의 자산이었습니다. 문성근 양희경 유태호 등 물흐르듯 자연스런 연기를 해내는 배우를 키운 것도 연우의 자랑이지요』
앞으로의 20년은 시대가 요구하는 신인과 새 소재발굴에 힘쓰겠다는 것이 정대표의 다짐. 이달까지 신인작가 창작무대인 「파리들의 곡예」 「위험한 가계」를 공연한 뒤 7월부터 「칠수와 만수」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등 대표작 앙코르무대를 마련할 계획이다.
〈김순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