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씨 자신은 이에 대해 『당뇨병 때문』이라고 둘러댔지만 정신분석연구가인 白尙昌 (백상창·63)씨는 『자신이 처한 현실에 대한 분노와 상대방에 대한 무관심을 나타내기 위한 의도적인 행동』이라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대화중 눈을 감을 때는 현실에 대한 저항감 적개심 분노 무관심 등의 심리상태를 표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이는 일종의 현실거부심리로 수만명의 직원을 거느리던 정씨가 수의를 입고 청문회에 나와야만 하는 자신의 현실을 받아들이기 싫었던 것으로 보여진다는 것.
정씨가 의원들의 질의에 말려들어 자신의 의지와 달리 불쑥 「자물통 입」을 열고 「폭탄발언」을 내던지게 되지 않을까 스스로 긴장하는 바람에 오전내내 눈을 내리깔고 단답형으로 답변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자신의 시선이 흔들려 심리상태가 노출되는 것을 피하려고 눈을 감은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도 같은 맥락의 해석.
어쨌든 이같은 심리상태가 진행되면 아예 답변을 거부하거나 공격적인 행태를 보이게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
이는 자수성가한 사람들에게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일종의 자아팽창감으로 자신의 사회적 업적을 자신과 동일시하는 심리상태라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장부가 없어 모르겠다』『기억이 안난다』라는 진술을 일관한 정씨를 거짓말 탐지기로 조사해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국립과학수사연구소 金正吉(김정길)거짓말탐지기실장은 『정씨가 현재 청문회 자체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거짓말탐지기로는 진위여부를 체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씨처럼 비만형에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평소 호흡이 고르지 못해 거짓말탐지기가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홍성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