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행복을 잔뜩 가져다주는 아이를 가진 부모들만 모인 다운회(多運會)를 아십니까」.
다운회는 일종의 장신장애인 다운증후군 자녀를 둔 부모들의 모임이다. 지난 88년 장애아 특수학교인 성베드로학교 학부모 20명이 「동병상련(同病相憐)」의 마음으로 만들었다.
『고민과 걱정만 가득할 것 같았던 모임은 늘 웃음이 떠나질 않았어요. 세상물정 모르고 웃고만 있는 아이를 보고 있으면 하느님이 우리에게 큰 행운을 내려주셨다는 걸 깨닫게 되죠. 그래서 「다운(DOWN)」이 아니라 「다운(多運)」이죠』
세 아들 중 둘째(18·고2)가 「다운아」인 金正烈(김정렬·48·건축업)씨는 다소 역설적으로 들리는 다운회 이름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김씨는 아들을 일부러 일반학교에 진학시켰다고 한다.
『아들에게 바라는 건 없어요. 그저 아들의 친구들에게 「다운아」는 결코 괴물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야 하는 친구란 걸 알려주고 싶었어요』
지난 91년 다운증후군에 대한 일반인의 이해를 돕기 위한 소책자를 만들었고 93년에는 한 회원이 자신의 집을 무상으로 기증해 서울 중구 장충동2가에 다운회 직업훈련원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이 열 가족의 주머니돈을 털어 해낸 일이다. 19일 다운회는 새 옷을 입었다.
서울 송파구 송파동에 직업훈련실 영유아교실 언어치료실을 완비한 90평 크기의 다운센터를 전세로 마련, 개원식을 가진 것이다. 다운센터 成熙善(성희선·40·사회복지사)원장은 『다운증후군 같은 정신장애에 대한 우리사회의 인식과 이해부족도 큰 문제지만 부모들의 주머니에만 의존해야 하는 경제적 어려움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02―424―0856∼7
〈부형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