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별세한 李澔(이호)씨는 일제시대 경북 영천에서 만석꾼의 4형제중 막내로 태어났다. 1m83의 우뚝한 키에 윤곽이 뚜렷한 얼굴선의 외모로 항상 온화한 말투와 행동을 보여 「귀족의 품위」를 풍겼다.
일제시대 검사를 시작으로 5공에 이르기까지 내무 법무장관을 두차례씩이나 역임하는 등 다양한 공직을 거쳐 관운이 매우 좋다는 평을 받았다.
군출신이 아닌데도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육군준장으로 임관, 53년 예편 때까지 계엄사부사령관 휴전회담한국대표 법무감을 지낸 이색경력이 있다.
朴正熙(박정희)전 대통령과의 인연은 육군본부에서 함께 근무하면서 시작됐다. 처음엔 군인정치를 반대하는 입장이었으나 5.16을 주도한 박전대통령의 간청에 못이겨 3공시절에 두번째 내무 및 법무장관을 지냈다.
팔순의 나이에도 골프와 수영을 즐길 정도로 건강했으나 최근에는 이를 중단하고 주로 독서로 시간을 보내왔다. 민복기(민복기)전 대법원장 장지양(장지량)전 공군참모총장 등과 잘 어울렸는데 신문과 뉴스를 꼼꼼히 보면서 『경제가 이렇게 어려워서는 안되는데…』라며 걱정했다고 주위사람들은 전했다.〈송상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