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음란하군요」「컴SEX 원하는 고띵(고등학생) 8282 오세」.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최근 적발한 음란자료실과 대화방의 제목이다.
이 위원회의 자원봉사자 이철호씨(31·대학원생)는 매일밤 PC통신망을 돌아다니며 이같은 불건전 게시물을 찾아내고 있다. 그는 다른 봉사자들보다 세배가량 많은 월평균 95건의 음란게시물을 검색, 지난달 29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97 정보통신 윤리 캠페인 발대식」에서 「우수 재택 봉사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씨는 『지난 2월 하이텔에 뜬 모집광고를 보고 「청소년들에게 해를 끼치는 음란물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사명감에서 일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씨가 주로 검색하는 곳은 모델 관련 사이트와 야설(야한 소설). 모델 관련 게시물 중 상당수가 패션 모델 소개라는 명목으로 속옷이나 수영복차림의 자극적인 사진을 싣고 있기 때문이다.
이씨는 『사진은 신체노출에 대한 기준이 있어 판정하기 쉽지만 글로 쓴 경우는 어디까지를 음란하다고 봐야할지 어렵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포르노물의 대사를 그대로 옮겨 성기중심의 행위묘사를 하거나 여성을 비하하는 내용은 위원회에 즉각 보고하고 있다.
심야에 잠깐 광고를 내고 사라지는 음란CD 판매업자들도 요주의 대상이다. 요즘은 광고수법이 더욱 은밀해졌다.
「한번 메일 보내보세요. 만족하실겁니다」라고 글을 띄운 뒤 이를 본 이용자가 전자우편을 보내면 음란물 목록을 답장으로 보내는 식이다.
최근에는 인터넷 누드모델 이승희씨에 대한 붐이 일면서 PC통신에도 주요부분이 모자이크된 사진이 상당수 올라왔다.
이씨는 『PC통신은 나름대로의 기준에 따라 제재가 가능하지만 인터넷의 음란물은 통제가 불가능하다』면서 『청소년들이 음란물에 몰입하지 않도록 다른 놀이거리를 마련해주는 등 국가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홍중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