趙勉九(조면구·45)씨는 공무원생활 23년째로 성동구 왕십리1동 민원1계장이다. 그러나 그는 서울시 최고의 북한산성 전문가로 더 유명하다.
그는 지난 18년간 북한산성내의 유적지를 밝혀내는데 몰두해 그동안 왕이 머무르던 행궁(行宮)터, 13개의 절터, 일곱군데의 창고터와 유영(留營)터, 남장대터 등의 유적지를 찾아냈고 고려시대의 대찰인 삼천사터도 확인했다.
북한산을 5백여차례나 오르내렸고 지난 94년에는 「북한산성」이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지난 85년 자주 다니던 태고사의 한 스님으로부터 「옛날에는 산성내에 수백채의 건물이 있었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문헌을 찾아보니 「조선왕조 숙종실록」과 18세기에 출판된 「북한지」, 1931년 조선총독부가 펴낸 「조선고적도보」에 스님의 말대로 모든 유적이 기록돼 있었다.
『그때부터 태고사 신도증을 받아 당시 출입이 제한됐던 중성문 부근의 유적지를 찾아 헤매기 시작했어요. 숲이 워낙 우거져 대낮에도 컴컴했지요』
최근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조씨가 발견한 유적지 15곳에 안내판을 세워 이곳을 찾는 시민들에게 역사교육장으로 제공하고 있다. 일부 유적지는 울창한 숲 때문에 조씨의 안내를 받아야만 찾아갈 수 있다. 이때문에 이들 유적지를 탐방하려는 교사와 학생들이 조씨를 자주 찾는다.
〈조병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