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고양문화 연구원 정동일씨

  • 입력 1997년 6월 15일 08시 21분


『똬리지붕을 인 밤가시초가는 볕이 잘 들고 별빛 달빛이 가득 쏟아지는 집입니다. 지붕 안에는 제비 90여마리가 둥지를 틀고 있지요. 자연을 집안에 품고 살아온 조상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14일 오전 경기 고양시의 마지막 남은 전통가옥 「밤가시초가」를 찾은 초등학생들에게 걸쩍지근한 입담으로 초가를 설명하는 鄭東一(정동일·32·고양문화원 연구원)씨. 아이들은 그를 「문화재 아저씨」라 부른다. 고양시 덕양구 나무드머리마을 정씨 집성촌에서 13대째 살아온 왕토박이로 지난 93년부터 고양문화원에 근무해온 그의 고양사랑과 자부심은 남다르다. 그는 지난해말부터 밤가시초가로 근무지를 옮겼다. 고양시가 초가와 토종나무 농기구 등이 가득한 이곳을 고양민속전시관으로 일반에 공개하면서 향토사에 밝은 그를 적임자로 선택했기 때문이다. 그는 「고양역사기행」이라는 문화유적 답사모임을 만들어 매달 한두차례 시민들과 함께 고양지역의 유적지를 찾는다. 지난 7년간 청소년과 주부들에게 고양의 역사와 유적지에 대해 1백50차례나 강의했다. 일산신도시 곳곳에는 그의 땀이 배어있다. 일산신도시내 공원 마을 전철역 학교 이름중 상당수를 그가 붙였다. 고양시내 전철역사 벽화도 그의 구상이었다. 요즘도 틈만 나면 고양지역 노인들을 찾아 고양의 역사를 카메라와 녹음기에 담는 그는 『고양지역 역사연구와 교육에 평생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고양〓권이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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