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마당/인터뷰]뮤지컬「브로드웨이…」주연 양소민

  • 입력 1997년 6월 26일 07시 31분


뮤지컬 개막을 코앞에 두고 여주인공의 다리가 부러졌다. 남은 시간은 불과 36시간. 뮤지컬을 덮을까 말까의 기로에서 새내기 코러스걸(뒤에서 합창하는 배우)이 대타로 발탁된다. 그 뒤가 궁금하다고? 다음은 뻔하다. 하루 하고도 반나절의 지옥훈련이 펼쳐지고 코러스걸 한명이 죽느냐, 스타가 탄생하느냐의 긴박한 시간이 돌아간다. 그리고 햇병아리로 무대에 올라간 새 주인공은 당연히 스타가 되어 내려오게 돼있다.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중인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이처럼 만화와 동화 「신데렐라」를 환상적인 춤과 노래의 양념을 넣어 버무린 뮤지컬이다. 양소민양(19)은 극중에서와 똑같이 「완전 햇병아리」이면서 무려 13억원을 들여 만든 이 작품의 주인공으로 뽑혀 주목받는 신데렐라. 그것도 TV나 CF출연 경험 한번 없으면서 2백1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작년 이 작품의 오디션에 원서를 냈다가 너무 떨려서 시험을 포기했어요. 어찌나 아쉬웠던지 여섯번이나 작품을 봤지요. 아버지(양재성씨)도 출연했거든요. 올해 오디션공고를 보고 「나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응했는데, 글쎄 됐어요』 지난 4월 뽑히고 난 뒤 학교(서울예전)에 휴학계를 내고 잠자는 시간만 뺀 나머지를 연습에 쏟아부었다. 「탁타다다다 탁다다…」소리도 경쾌한 탭댄스 연습을 하느라 다리가 퉁퉁 붓기도 했다. 무대에 오를 수 있다는 기쁨에 비하면 고단한 것은 아무일도 아니었다. 극중 대사 『네! 할 수 있어요!』를 하루에도 몇번씩 되뇌었다. 그리고 해냈다. 새내기다운 풋풋함과 「하룻강아지」 같은 당돌함, 그리고 타고난 순발력이 어우러진 무대를 연출했다는 평가. 첫공연이 끝난 뒤 「같은 뮤지컬 배우」인 아버지에게 어땠느냐고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 『못봤다』 분명히 객석에 앉아 있었으면서 그게 무슨 얘기냐고 물었더니 다시 돌아온 대답. 『못 보겠더라, 야』 『그게 부모님 마음이라고 생각해요. 이제 아버지와 한 길을 걷게 됐으니 부끄럽지 않은 뮤지컬배우가 되겠어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한국에서 공연된 뮤지컬은 다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뮤지컬광」. 「브로드웨이 42번가」처럼 단박에 스타가 될 수 있다고는 믿지 않는다는 그는 『차근차근 배우고 성장해서 오래가는 배우가 되겠다』고 했다. 7월6일까지 평일 오후7시반, 토 오후4시 7시반, 일 오후3시 6시반(월 공연없음). 02―508―8555 〈김순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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